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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다녔을 때의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개인적으로 가장 [난이도]가 높게 느껴졌던 기억.
그건 바로 [면접]에 관한 것이다.
어쩌다 보니 누군가를 뽑아야 하는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기존에 몇 명 안 되는 인력으로는 다 같이 갈리는 방법 외엔 별다른 방안이 없었기에 함께 일할 동료는 어떤 형태로든 꼭 필요했다.
대신 몇 가지 문제가 생겼다.
-어떻게 괜찮은 지원자 풀을 확보할 수 있을지?
-몸담고 있는 회사를 매력 있게 보이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나보다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내가 뽑아도 괜찮은가?
뭐 쓰다 보면 더 많은 문제점이 생각날 거 같지만 즉흥적으로 떠오른 내용을 위주로 써봤다.
이제 갓 태어난 신생아에 비유될 정도의 신생 기업에 몸담고 있었기에 애로사항이 늘 있었다. 그래도 확실한 투자자와 투자금은 있던 상태라 내부 인원들은 외부의 불안한 시선과는 달리 꽤 안정감을 가지며 일을 하긴 했는데, 문제는 외부에 존재하는 고퀼의 인재에게 [어떻게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수 있을까?]라는 괴로운 문제가 존재했다.
일단 어쩔 수 없는 상황(?) 덕에 어부지리로 책임자에 올라버렸는데, 안정적인 기업이 아니다 보니 말이 책임자지 여기저기 해볼 수 있는 게 보인다면 동분서주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프리맨 회의 좀 해요."
아.. 또 회의? 오늘은 또 무슨 일로 나를 부르시는지.
"A라는 문제가 존재하는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문제는 A라는 게 뭔지를 나도 오늘 처음 알았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상의를 요하는 상대에게 성의 없이 "몰라요."라고만 답할 수는 없지 않나, 명색이 책임을 지라고 이것저것 회사에서 챙겨 준 게 있는데.
"제가 아직 A를 정확히 알지 못하니, 찾아보고 방안 책을 최소 두 개 이상 정리해서 얘기드려도 될까요?"
"콜‼️"
다행인 건 꽉 막힌 의사구조로 점철된 회사는 아니었기에, 이 정도의 융통성은 존재했다. 여하튼 날마다 이런 식으로 직접 부딪치면서 어딘가 부러지고, 깨지며 배워야 하는 순간이 거의 매 순간 찾아왔다. 그렇게 [채용]에 관한 문제도 부딪치게 되는 상황이 생겨버렸는데...
"자아~ 잘 보세요. 우리가 전체적으로 나아갈 방향이 blah blah- (중략) 그래서 전체 인원계획은 이렇게 수립 중이며- 각 부서마다 최종적으로 필요해 보이는 인력을 산정해 보고 그걸 토대로 논의해 봅시다. 이상!"
처음 해보는 인력 구성안 작성. 이전 회사에서 소소하게나마 면접에 참여해 본 경험은 있었지만, 나름의 큰 규모(?)로 몇십 명 정도 되는 팀인력을 뽑아 새로이 구성해 보는 계획은 자신이 없었다. 솔직히 이런 마음도 들었다.
'이게 돼?'
어디 보자. 지금 우리 팀 인원이 나포함해서 총 4명이니까.. 앞으로 6-8배 정도 더 뽑으면 되겠네?
실감이 잘 나지 않았다. 실감이 안 난다는 말이 뭐냐면. 우리가(라고 하고 내가) 보통 기사를 보며 1조, 10조 나아가 1경 이런 단위의 돈의 소식을 접했을 때, "아.. 큰돈인가 보다."라며 체감하기 힘든 경우와 비슷했다. 내게 일어날 리 없다고 생각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오니 실감이 잘 나질 않았다.
"자~ 그래서 프리맨. 할 수 있을까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럼요 ^^ 열심히 면접 보고 뽑으면 되는 거 아니겠어요?"
함부로 혀를 놀린 그때의 난 벌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잘못 놀린 혀로 인해 닥쳐올 위기는 전혀 예상도 못했다.
인지도 없는 회사에서 좋은 인력을 뽑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1. 돈을 많이 준다고 써놓으면 된다.
2. 기본적으로 줄 수 있는 연봉의 상한은 존재하니, 다른 명목을 만들어 돈을 더 줄 수 있다고 어필하면 된다.
3. 외부에 알려진 능력자들로 구성된 팀이라서 너도나도 합류하고 싶게 만들면 된다.
4. 내가 아주 유명한 사람이거나 끌어당겨 올 인맥이 두둑해야 한다.
5. 그러면서도 돈이든 다른 형태든 많이 줄 수 있으면 좋다.
-아... 그러니까 돈을 많이 주면 된다?
위에 써 놓은 5가지 내용은 사실 무시하셔도 된다. 그냥 농담이 어느 정도 섞인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니 혹시 내가 써 놓은 내용을 보고 반박하려고 너무 고민하지 마시옵소서.
보통 좋은 인재는 어디에 있는가?
간혹 무소속으로 혹은 야인처럼 능력을 숨긴 고수(?)도 분명 있겠지만, 보통은 인지도가 있는 기업에 소속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비록 내가 그런 기업에 소속되어 본 적이 없으니 이 또한 지극히 상상에 의해 써 내려가는 망상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내 두뇌로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결론이었다.
내게 엄청난 인맥과 학연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좋은 사람을 뽑으려면 부지런하기라도 해야 했다. 업계의 유명한 사람에게 정중히 메일을 보내 [티타임]을 요청해서 조언을 얻기도 하고, 반대로 그를 섭외하려는 얕은 수작을 부려보기도 했다. 당연하게도 백발백중 거절을 당했다. 아무래도 기존의 안정됨을 버리고 불안함의 끝을 달리는 곳으로 이직할 이유가 없었으리라.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들의 생각은 적중했다. 나는 백수고, 그들은 여전히 안정되게 살고 있으니까 ^-^*
포기할 수는 없는 법.
삼고초려 전 초라함의 끝을 달리던 유비의 마음이 이랬을까? (물론 나의 역할은 유비가 아니다.) 누가 우리와 함께 천하삼분지계를 논할 것인가!?
-아니 근데 신생 기업이 무슨 천하삼분지계를 논하는지?
그냥 과몰입해서 그렇다. 원래 열정에는 과몰입이 필요한 법. 힘겹게 들어온 배역의 연기를 충실히 하고 싶었기에 다소 오버가 심해졌을 뿐이다.
그래도 성과는 있었다.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현실에서의 위치(?) 혹은 등급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일단 최고 책임자가 나라는 사람이다 보니 대부분은 거기서부터 김이 새는 느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누구도 그런 말은 하지 않았지만, "당신이 뭔데 나한테 그런 비전을 제시하는 거죠? 대체 당신의 어떤 능력을 믿고 내 한 몸을 그대에게 의탁한단 말인가?", 어필되지 않는 나의 모습에 후회의 감정이 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좀 더 좋은 회사에서 좋은 경력을 쌓아놓았으면 좋았을 '껄'.
아니지. 좀 더 좋은 학교를 졸업해서 좋은 인맥을 갖췄다면 좋았을 '껄'.
그냥 재벌집에서 태어나 이런 고민도 안 하고 살았다면 좋았을 '껄(?)'.
쓰다 보니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얘기가 흘러가네. 태생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기에 회사도 같이 고심의 시간을 가졌다.
"아무래도 언젠가는 업계 상위에 서식하는 분을 제 자리로 모셔와야 되지-"
"프리맨‼️ 그 이야기는 나중에. 우리 다 알고 있는 얘기 아니오. 지금은 될 수 있게 하는 일에 집중합시다. 대신 나도 이제부터 채용에 적극적인 지원을 할 테니 프로세스 정리하고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봅시다!"
많은 부분을 중략해서 미안하지만 너무나 자질구레한 이야기가 많이 써질 거 같아 [Skip]시키도록 하겠다.
유명 채용 사이트들에 돈을 퍼 날라다 주기 시작하고, 나름 그럴싸한 비전과 우대사항이 쓰인 공고로 인해 지원자 수가 늘기 시작했다.
"Wow."
돈의 힘은 역시 대단했다. 무료 채용 사이트에서 깔짝 대는 것보다는 확실히 좋은 이력의 지원자가 많아졌다. 이후 면접 지옥이 시작됐다. 많게는 하루에 면접 3번 정도를 진행하기도 했다. 면접 3번이라 함은 어느 정도의 시간소요를 유발했는고 하니.
보통 1번의 면접에서 1시간 내외의 시간을 사용했고, 사전에 준비가 필요하니 거기서 또 1-몇 시간 내외의 시간을 사용했다. 그리고 면접이 끝난 뒤 논의하는 시간도 30분-1시간 정도는 사용했으니, 그냥 하루를 면접만 보다 끝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일은 [면접 머신]은 아니었던 관계로, 진짜 일은 이후에 시작되는 날이 많아졌는데......
To be continued. (기분에 따라 다음 내용이 이어질 예정이라 기약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