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내며

22 - (우)에 대한 이야기

by 고성프리맨

내가 파는 주식은 왜 늘 오르는 걸까?

......


마치 감시하며 기다렸다는 듯,

팔기가 무섭게 차트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짜증 나네.'


거의 3년 동안 시퍼렇게 질려있던 아픈 손가락 같은 주식이었는데,

참고 기다린 보람도 없었다.


오랜 기다림은 수행하게 만들었다.

'제발... 본전만 건지게 해주십쇼.'

정말로 본전만 찾을 수 있다면 바로 팔아 버리겠다고 기도했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순간이 찾아왔다.

선택의 순간.

깊은 고민이 찾아왔다.


1. "당장 팔아야지 뭐 해?"
2. "지금 오름 추세인데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이득 보고 파는 게 낫지 않음?"


본전을 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는데도 어째서 고민은 더 커지는 걸까.

이성과 감성 그 어딘가에서 헤매던 나는 결국 선택하고야 말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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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점기준으로 팔았던 때보다 1300원이나 상승했다!?

팔았던 때보다 대략 +80,000원 내외의 이득을 볼 수 있으렷다?!

갑자기 배가 아팠다.


저 돈이면!

맛있는 치킨도 사 먹고 피자도 배달시킬 수 있었는데!

잘못된 선택 때문에 망해버렸어!


배가아프다배가아파배가아파파너무아프다아이고배야아내배애애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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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 안 보고 팔았단 생각은 어느새 잊히고 배아픔만 커져 있었다.

'이틀만 기다릴걸... 뭐가 그리 급해서.'

하지만 계속 배가 아팠다.

이미 지난 일이건만 이상하게 주식 앞에선 왜 이렇게 냉정하지 못할까.

이러니까 맨날 팔기만 하면 오르는 거 아니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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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시간이 흐르니까 배아픔이 좀 사라졌다.

반토막에서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나쁘지 않았다고.

미래를 알 수 있다면 그게 신이지.


"그냥 오빠랑 해당 주식이 잘 안 맞았다고 생각해. 매번 그 주식만 속 썩였잖아."

"그건 그래."


주식 종목에도 궁합이 존재하는 걸까.

다른 종목 중에서 유달리 너만 그렇게 나를 괴롭히더니.

그래도 이제는 보내줘야지 어쩌겠어.

마지막 가는 길 조심히 가고,

잘 살...라고는 차마 못하겠지만,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그땐 아무렇지 않게 대해보도록 할게.

이만 안녕. 나의 아팠던 손가락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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