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를 다지며
“어떡하죠? 창훈이에게 악귀가 간 거 같아요.”
”승호님 진정하세요. 악귀가 남긴 말이 있나요?”
”주소를 하나 알려주고는 홍심 님하고 같이 오라고 하더라고요. 오지 않으면 창훈이를 죽일 거라고..”
이야기를 들은 홍심은 자리에 앉아 눈을 감는다.
”가야겠네요. 그나저나 큰일인데 준비된 게 너무 없어요. 이대로 만나면 우리 둘 다 죽을 수도 있을 거 같네요.”
”홍심아.”
”네 아저씨.”
”같이 가자꾸나. 내가 필요하지 않겠니? 둘만으로는 안될 것처럼 보이는데.”
”하지만. 아저씨도 몸 상태가 좋지 않으시잖아요. 교회는 어쩌고요?”
”날 못 믿겠니? 퇴마를 해온 지도 벌써 몇 십 년이란다. 그중에는 정말 위험했던 순간도 있었어. 그리고 승호 씨는 시간이 필요해. 지금 당장 능력을 발휘할 수가 없잖니. 승호 씨 같이 가요. 이번 경험을 통해 얻는 게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하니까.”
”교주님께서 같이 가주신다면 감사할 따름이죠..”
”승호 씨는 아까 내가 준 성경 잘 챙겨요. 위기 상황에서 분명 도움이 될 테니.”
”네 알겠습니다.”
’여전히 난 걸림돌이구나..’
”승호님 절대로 앞에 나서지 마세요. 분명 승호님을 먼저 공격하려고 할 테니.”
”걱정 마세요. 전 제가 할 수 있는 기도만 읊고 있을게요.”
”그리고 미안한 마음 가지지 말아요. 저도 예전에 느껴봐서 알아요. 무력함이라는 벽. 절망스럽죠. 하지만 견뎌내야 해요. 그런 마음 하나하나가 모여서 결국 승호님의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을 줄거라 믿어요.”
홍심의 덤덤한 위로에 참아왔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죄송합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는데 너무 갑갑하고 괴롭기만 했어요. 하지만 결심했어요. 전 창훈이에게 들러붙는 악귀를 반드시 없애고 싶어요. 비록 두 분의 도움을 받는 처지지만. 도와주세요.”
”예전 모습이 떠오르는구나. 가자 홍심아. 마음 단단히 먹어요 승호 씨.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가보기 전까지 모르니까. 긴장 늦추지 말고. 악귀 중에는 마음을 홀리는 것도 있으니 시험에 빠지게 되는 순간이 오더라도 절대정신을 잃으면 안 돼요.”
각자의 방식으로 굳은 결심을 내리고 의지를 다진다. 철환은 오래된 나무 십자가와 가방 하나를 챙겼다.
”오랜 나의 물건들이지. 이번에도 도움이 되어주길.”
그리고 철환은 아무 말 없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던 백발 머리의 여성을 부른다.
”내가 없는 동안 교회를 부탁해.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알려줬던 방식대로 처리하고.”
”네. 몸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철환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 걱정의 눈빛이 떠오른다.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 철환은 발걸음을 옮긴다.
”내 차로 가지.”
차 안에서 아무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적막감이 감돌며 얼굴에 긴장감이 돈다. 철환이 침묵을 깨고 홍심에게 말을 건넨다.
”홍심아. 그 악귀에 대해 설명을 좀 해줄 수 있겠니?”
”오래된 악연이에요. 언젠가 아저씨한테 얘기한 적이 있었던 거 같은데 제 스승님도 죽인 놈이에요.”
”쉽지 않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