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40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

by 고성프리맨

[주의] 작품의 특성상 잔인한 표현 또는 비속어가 있을 수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하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막상 수행을 시작하기로 했지만 막막하기만 하다. 언제 생길지도 모를 능력을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걸까? 그래도 할 수 밖엔 없다. 아니 반드시 해야 한다.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 철환과의 대화는 많은 부분에서 인상 깊었다. 이단 교주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대화를 나눴지만 그는 오만하지도 그렇다고 이상한 교리를 앞세우지도 않았다. 오히려 만났었던 그 어떤 목회자 보다도 솔직하고 진실되게 자신의 이야기와 수행 과정을 공유해 주었다.



한편 김시헌은 오랜만에 느껴지는 힘을 온몸으로 느끼는 중이다.


’피와 영혼을 취했더니 몸에 힘이 도는구나. 하지만 아직 부족해. 좀 더 많은 영혼이 필요하다.’


그러다 문득 홍심과 승호가 떠오른다.


’그때 그 남자 애송이는 뭐였을까.. 별거 없었는데도 이상하게 기분이 나빠지네. 꼭 뭔가 있을 것 같단 말이지. 그 연놈들을 끌어내야 하는데 좋은 방법은 없을까.’


잠깐이지만 빙의했던 창훈이 떠올랐다.


’옳지. 그놈을 이용하면 되겠어.’


김시헌은 입가에 묻은 피를 닦고 바깥으로 뛰어내렸다. 사람의 몸이었다면 다리가 부러졌을 텐데. 알 수 없는 힘으로 둘러싸인 혜리의 육신은 큰 타격을 입지 않아 보인다. 바깥으로 나온 김시헌은 창훈이 있는 병원을 향해 달려간다.



잠에서 깨어난 창훈은 눈을 뜨다가 자신 앞에 서 있는 무언가를 보고 깜짝 놀란다. 깜짝 놀란 상태로 확인을 하던 창훈의 시선은 혜리임을 깨달았다.


”누.. 누나? 여기에 어떻게 왔어? 이제 겨우 의식을 회복했던 것뿐이었잖아.”


혜리의 시선이 차갑게 본인을 내려다보고 있다. 너무나 차가운 시선이었다. 문득 누나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악귀?”


혜리의 입가에 미소가 띠어졌다.


”당장 전화해라.”

”어?”


목소리가 누나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중저음의 남자 목소리와 날카로운 여자의 목소리 그리고 노인의 목소리 비슷한 여러 가지 소리가 겹쳐서 들렸다.


”네 친구한테.”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잡고 전화하려는데 진정이 되지 않는다. 반대손으로 떨리는 손을 잡았다. 그리고 통화 버튼을 누른다. 통화연결음이 들리자마자 김시헌이 전화기를 낚아챈다.


”창훈아. 무슨 일 있어?”

”잘 들어라.”

”누구신가요? 창훈이 전화기인데..”

”나를 알지 않나?”


승호는 김시헌임을 눈치챘다.


”주소를 말할 테니 네놈과 그년 둘 다 함께 오너라. 오지 않는다면 네 친구는 죽어 있겠지.”

”창훈이는 건들지 마!”


수화기 너머로 승호의 외침이 들려온다. 하지만 김시헌은 아랑곳하지 않고 장소를 얘기한다. 그리고는 전화기를 신경질적으로 땅바닥에 집어던진다. 창훈은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두려움 때문에 계속해서 몸을 덜덜 떨고 있다.


”걱정 마라. 곧 편하게 만들어 줄 테니.”


김시헌의 손이 창훈의 목을 향해 다가가더니 그대로 목을 꿰뚫었다.


”커헉!”


창훈의 입에서 피가 울컥 쏟아진다. 하지만 김시헌은 흔들림 없이 그대로 창훈의 목에 힘을 줘서 한 번 더 목을 꺾는다. 그렇게 흘러나오는 피를 다시 입을 가져가 마시기 시작한다. 한참 동안 피를 마시다가 귀로 다가가 나직한 주문을 외운다. 파란빛의 영혼은 그대로 김시헌의 입속으로 들어간다. 힘 없이 스러진 창훈의 몸과 너덜거리는 목이 보인다. 창훈의 얼굴에는 눈물이 한 줄기 흘러 있다.


”아주 좋군. 바라던 대로 되고 있어. 이제 연놈만 없앤다면 앓던 이가 빠진 기분이 들겠어.”


다시 한번 소매로 입술을 쓱 닦고 만족한 표정의 김시헌은 병원 밖으로 나간다. 그리곤 본인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지내던 터로 발걸음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