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브랜드숲 이미림 Jul 01. 2021

# 2. 오늘도 행복한 하루

[부조금에 대하여]

얼마 전 서울의 한 공무원이

숙부상을 부친상이라 속이고

부조금을 받아 챙기는 일이 있었다.


그런데 아주 가까운 지인이

부조금 받을 목적으로 보이는

이중 청첩장을 만든 사실을 알게 되어

기분이 참 씁쓸하고 묘하다.


시골 작은 소도시라

한 다리만 건너면 아는 마당에

소문 안 나고 조용히 지날 거라 생각한 무식인지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없다 생각한 오만인지

아무리 따져봐도 난 이해가 안 된다.


돈이 없던 옛날엔

주변 사람들의 부조금이

큰 일 치르는데 참 요긴하게 쓰였다.


그러나 오늘날 부조금은

누구는 우리 사회의 정이라 이야기하고

누구는 부담스러운 것이라 이야기하며

누구는 없어져야 하는 문화라 이야기한다.


어쩌면 그 공무원도

부조금은 많이 내고 회수할 방법이 없어

동료와 주변인을 속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알지도 못하는 낯선 이들을 위해 준비하는

호텔의 비싼 스테이크가 아니라

따뜻한 잔치국수 한 그릇 나누며

부조금 돈봉투 대신

진심 축하를 건넬 수 있는

그런 결혼식을 선호한다.


부조금을 우발적 채무라고도 한다.

받는 순간 언제 갚아야 할지 모르는 빚이다.

끊임없는 부조금의 굴레에서 벗어나

가까운 지인들과 국수 한 그릇 나누며

진심 축하해 줄 수 있는

작은 결혼식 문화가 커져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가의 이전글 브랜드 뒷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