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갈수록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기분을 많이 느낀다. 나만 그런가 하고 주변을 둘러보면 기억력 때문에
웃지 못할 사건 사고가 많은 걸 보고 한편으로 안심을 하지만 기억력이 아니라 판단을 못하는 경우 대략 난감이다.
회사 생활을 오래 한 사람일수록 판단의 무거움을 잘 알게 된다. 순간의 판단이 10년을 좌우한다는 옛날 카피처럼
단 한 번의 판단으로 생각이 날 때마다 이불 킥을 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판단을 사람들은 대부분 운이나 기분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을 했다.
또한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우면 모든 것을 단순화하려고 하는 경향을 지닌다는 심리학자의 말을 듣고 무릎을 탁 쳤다.
나에게 아주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짧은 순간의 스트레스를 참지 못하는 게 또 인간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판단을 어떻게 하면 좀 더 합리적이거나 빠르게 판단할 수 있을까?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준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기준을 중심으로 어떤 사실들이 있었는지 자료를 수집하거나
팩트를 체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렇게 정성껏 모인 정보를 나의 기준에 맞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빠른 판단력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자료를 모으는 방법부터 이야기해보자면 사실 오래전부터 나는 메모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일단 책 제목에 메모가 들어있는 책은 무조건 구입하거나 내용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정보들과 방법들을 알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메모를 하는 게
전혀 쉽게 느껴지질 않았고 게다가 그 메모를 활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음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는 그 메모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몰라서 한참을 서성이던 경우도 많았다. 실제 사회에서 메모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넘기 어려운 점들이 많았다. 제대로 메모하려고 하면 시간이 드는 것도 큰 장벽이 되었다.
어떤 규칙이나 방법이 없이 메모를 해두었다가는 다시 그 내용을 읽고 판단해야 하는 시간이 걸려서 결국엔
처음부터 다시 고민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게 될 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