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투덜
’B급 조연출의 일기’는 1년전 쓴 저의 인스타그램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물론 내가 원해서 시작하고 저지른 일이지만 주말 투잡 근무가 주는 슬픈 것들은 분명히 있었다. 딱 한 달 지나보니 알겠더라. 아예 없다하면 그건 거짓말이다.
다른 곳에서 투덜을 못하니 여기서라도 해야한다.
1. 주말 저녁 약속을 못잡는다.
주말 저녁에 잡던 술약속과 이별이 슬펐다. 한 달된 시점에서 한번 미친 척하고 11시반에 일이 끝나고 홍대 약속을 가봤다. 새벽 2시반까지 놀고 집에 왔는데, 다음날 일에 힘들더라. 난 20살이 아니더라. 그래서 만날 사람이 생기면 주말 낮 또는 평일 저녁안에 다 만나야 했다.
2. 주말이 막 엄청, 되게, 반갑지는 않다.
보통 금요일이면 주말이 기대되서 기쁘고 주말에 푹쉬어야지라는 생각에 힘이 나곤 했는데, 주말 저녁에 일하게 되면서 주말에 대한 기대감이 줄었다.
물론 주말이라고 내가 엄청 대단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직장인 누구나 가지고 있는, 다들 아는 그 감정 있지 않나! 뭔가 막 숨구멍생긴 것 같은 그 기분.
일단 이 두가지가 슬펐던 점이다.
그런데 이렇게 두가지 나열하고보니 더 말할 게 없다.
이게 다 였다.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 거다.
주말 저녁에만 되서 나와 못만날 사람이라면 안만나면 된다. 정말 나랑 만나야하고, 내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둘이서 어떻게든 시간을 맞춰 만나면 되더라.
그리고 주말이 덜 반가워졌다지만 여전히 주말을 사랑한다. 주말 오전 근무 업무가 아니기에 오전엔 10-11시까지 푹자기 때문이다. 그리고 굳이 10시 기상이 아니고 8시쯤 일어나도 억지로 일어나는 게 아니라 내가 깨고 싶어 깨다보니 그 순간이 너무 좋다.
뭐 사실 20대 후반도 됐고 앞으로 35살까지 부단히 커리어를 키우고 괜찮은 사람이 되려면 유흥 정도, 조금의 즐거움 정도 버리는 것도 좋은 생활패턴 변화인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아직은 이런 것에 조금 투정부리고 싶은 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