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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nU Jun 09. 2019

살면서 한 번쯤은 비행기 놓칠 수 있잖아?(2)

아니, 진짜 놓쳤어?

20190606


엄마의 걱정이 한가득인 카톡을 10통 넘게 받은 날, 우리는 바르셀로나 공항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탔다. 20분 후면 도착인 지하철에서 Jen과 나는 포르투갈에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며 들떠있었다. 포르투갈은 해산물이 유명하니 시장에서 게와 문어를 사고 한인마트를 들려 라면을 사서 해물라면을 해 먹자고 이야기했다. 오늘 숙소는 Jen이 예약한 에어비엔비 현지인 집이었는데 집 내부가 너무 예뻐서 기대를 하고 있었다.

‘어? 왜 지도에서 위치를 벗어난 거로 나오지?’

Jen이 구글맵을 보고 당황했다. 우리가 탄 공항으로 가는 지하철이 벌써 공항 부근에 도착하고 남아야 하는데, 아직 우린 기차 안이었던 것이다.

‘지나친 게 맞는 거 같아’

그녀는 일단 내리자 했고, 우린 어딘지 모르는 시골스러운 마을의 역에서 내렸다.

상황을 정리해보니 우린 기존에 내려야 하는 곳에서 3역을 더 지나쳤다. 앞으로 비행시간까지 1시간 40분밖에 안 남은 상황. 일찍 나왔다며 넉넉하게 준비했는데, 변수가 생겨버렸다.

이제 공항으로 어떻게 갈지가 관건인데, 우리에겐 우버 또는 지하철 두 선택지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우버는 잡힐지 안 잡힐지 모르므로 우린 지하철을 타고 다시 Back 할 수밖에 없었고, 역방향 기차에 몸을 실었다.

공항역에 내리자마자 우린 전속력을 다해 뛰었다. 나는 뛰다가 오른쪽 다리에 멍까지 들었지만 멍이 열개라도 생겨도 좋으니 비행기를 안 놓쳤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우린 수속하는 곳에 도착했고, 직원은 가방을 비행기에 보내는 것은 종료되었으니 수수료를 내더라도 가방을 기내 반입으로 하고 타라 했다. 우린 알겠다고 했고, 빠르게 검색대를 통과했다. 그리고 게이트 앞 도착!


9시 55분 비행기였는데 9시 40분에 게이트에 도착했다. 사람들은 줄 서서 들어가고 있었고, 우리가 그 마지막 손님이었다.

‘와 나 마지막으로 타는 거 처음이야

Jen이 웃으며 말했고, 나도 처음이라며 우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셀카를 찍으며 이 상황을 기뻐했다.


우리의 앞사람이 비행기로 들어갔고, 이제 우리가 티켓 체크를 받는 순서가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항공사 직원이 막아섰다.

‘너네는 못 타. 이미 타는 시간은 지났어!’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 여기까지 왔는데 우리가 못 탄다니. 만일 우리가 비행기를 타는 것이 불가했다면 수속하는 곳에서 이미 보딩 타임이 끝났다고 말해줬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우린 이미 보안 검색대도 지나고 여기 비행기 타는 곳까지 왔는데 이제 와서 돌아가라니.


Jen이 해당 사항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그건 내가 잘 모르겠고, 여하튼 너넨 이거 탈 수 없어. 너네가 타면 이 비행기는 안 뜰 거야.’

절망적인 순간이었다. 정말 비행기를 놓쳐버리다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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