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유롭다면 부족한 사람에게 맞춰주는 배려가 멋있는 것이다.
서울시내 특급호텔 결혼식장.
딸을 시집보내는 부모의 표정과 자세가 왠지 모르게 어색하다.
신랑 측 하객이 2배는 더 온 것 같은데, 신랑은 의사고 집안도 부유하단다.
신부 측 하객들은 8가지 코스음식이 양도 적고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다고 아우성이다.
병당 5만 원이 넘는다는 얘기에 테이블에 놓인 와인을 연신 들이키며 느끼함을 가신다.
식대가 1인당 15만 원이라는 누군가의 쑥덕임에 이내 비판을 그치는 사내도 보인다. 10만 원만 내셨나 보다.
신랑신부를 보내고 신부 측 친지는 모여사는 동네의 작은 고깃집에서 저녁을 먹는다.
1++도 아닌 소고기지만 실컷 시키라며, 노부모는 그제야 온 얼굴로 웃는다.
그 웃음 속 깊게 파인 주름에 나 혼자 짠해져, 멋쩍은 기분에 소주를 들이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