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배진 Jun 12. 2022

두드리면 정말 열릴까?

최근 원하는 것이 있었고, 그래서 열심히 두드리고 다녔고, 그래서 열린 경험이 두 번 있었다. 이 두 번의 경험은 내게 큰 교훈을 주었는데 요약하자면 1. 원하는 것이 있으면 2. 열심히 두드려라. 3. 그러면 기회를 만날 것이고 4. 안보이던 기회도 보게 될 것이다.라는 것이다.


에피소드 1 

지난 회사를 그만두면서 세운 목표는 ‘내게 맞는 도메인을 찾는 이었다. 거의 10년간 기획자, 마케터로서의 기술적 역량을 쌓았다면, 이제는 보다   같은, 내가 유저이자 판매자로서  몸에  맞는 도메인을 찾아 일하고 싶었다.    ,  비지니스의 결과물이 세상이 보다 좋은 쪽으로 발전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했다. 나는 나에 대해 살펴보는 과정에서 ‘건강한 음식(+ 라이프 스타일) 좋아하고 ‘환경 ‘생물 다양성(환경이 파괴되면, 멸종하는 동식물이 늘어 생물 다양성이 줄어든다.) 관심이 많다.  관심사들이 닿는 사업  하나가 ‘채식 관련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도메인 옵션   꼭지로 채식과 관련된 일을 찾아보기로 했다. 채식 관련 사업은 '환경 보호' 필요성에 대한 사회 전반의 공감도가 높아지는 요즘에 와서야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관련 회사를 모두 리스팅 하고,  경력으로 들어갈  있는 회사를 찾았다. 그렇게 시장을 들여다보니 내가 들어갈만한 회사가 보였다. 합류해서 내가 기꺼이   있는 일이 있고, 회사의 비전이  개인적 바람과 닿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서치 과정에서  회사 팀원이 외부 모임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해당 분야가 나에게 정말 맞을지를 시험해보는 의미로 모임에 나가게 되었다. 거기서 좋은 의도를 가지고 채식을 하는 사람들을 만났고, 가고 싶었던 회사의 팀원과도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나는 여러 차례의 인터뷰를 통해  회사에 입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있었다.


에피소드 2 

마케팅을 하면서 ‘기획’만큼 중요한 것이 내 기획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디자인’과 ‘제작’ 영역임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나는 원하는 작업물을 얻기 위해 신입 디자이너에게는 PPT에 원하는 레퍼와 제작물의 레이아웃을 어느 정도는 잡아서 줄만큼 디자인 작업물의 퀄리티를 중시한다. 물론, 경력이 있는 디자이너라면 당연히 나보다 기획안의 의도를 파악해 보다 나은 디자인 제작물을 가져다줄 것임을 믿고 맡긴다. 다만 이 때는 소통을 충분히 하려고 노력한다. 아무튼 이런 배경으로 늘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영역도 조금은 배워두고 싶었는데 새 노트북을 살 시기가 다가오면서, 이 바람을 실현시킬 수 있는 고사양 노트북을 구매하기로 했다. 애플 매장에도 들르고, 애플 직원과 상담도 하고, 애플 제품에 대해 잘 아는 친구에게 묻기도 하면서 어떤 제품이 내 수준에 가장 맞는 합리적 제품일지를 확인했다. 그렇게 찾은 제품이 약 270만 원 정도 하는 맥북 Pro 제품이었는데, 막상 사려고 보니 역시 가격이 부담이 되었다. 온라인 스토어에 들어가 확인하니 ‘학생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 즉시 친구와 지인들에게 ‘학생 할인’이 가능한 사람을 아냐? 하고 묻기 시작했다. 슬프게도 한결같이 ‘물어봤는데 없네.’ 또는 ‘있는데 너무 어려서 안 되겠다.’ 하는 답을 받았다. 주말까지 찾지 못하면 그냥 정가로 구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주의 주말 독서모임에 나갔다. 그런데 모임 뒤풀이에서 대화를 하던 중, 그날 처음으로 만난 분이 대학원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처음 만난 분에게 실례가 되는 건 아닐까? 생각해봤는데 역으로 누군가가 내게 이런 부탁을 하면 싫을까? 생각하니, 별로 큰 어려움 없이 남을 돕는 일이니(그리고 서로 신원이 확실하니) 꺼려지지 않을 것 같았다. 물론 대화도 즐겁게 나누면서 서로를 어느 정도는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개인적인 부탁을 드려도 크게 불쾌하시지 않으리라 판단하기도 했다. 그래서 ‘A님, 혹시 부탁 하나 해도 될까요?’ 하고 넌지시 물었는데, 내용을 설명하니 너무 흔쾌히 도와주시겠다고 해서 학생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아마 내가 ‘학생 할인’을 받겠다! 생각하지 않았다면, 이 스치 듯한 인연을 통해 할인 서비스를 받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도움을 요청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처음 만난 이에게 이런 요청을 한 내가 나 스스로도 좀 웃겨서 속으로 좀 웃었다.


두 번의 경험을 하면서, 바라는 일이 있으면 내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기회’라는 것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내가 체감하게 된 것 같아 기쁘다. 요즘, 좋아하는 교수님인 최재천 교수님의 책을 읽고 있다. 그의 책에는 그가 어떻게 하버드에 들어갈 수 있었나를 설명하는 대목이 있는데, 세계적인 석학인 ‘에드워드 윌슨’ 교수에게 메일을 보냈고, 그 메일을 윌슨 교수가 읽어준 인연으로 입학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적혀있었다. 그래서 그도 자신에게 온 메일은 ‘거절’일지언정 일일이 다 답을 한다고 했다. 두드리고, 그래서 끝내 원하는 것을 얻고, 그리고 내가 줄 수 있는 것을 다시 다른 ‘간절한 사람’에게 줄 수 있는 호혜적 사회가 되는 길은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그 호혜적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나 또한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능력과 실력, 인성을 갖춘 사람이 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은 흥도 많고 내향적이기도 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