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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배진 Oct 12. 2021

마음이 고된 날엔 요가를.

불면의 밤이 찾아오면 요가를 하자.

며칠 전부터 깊은 잠을 자지 못했다.

열두 시 전에는 잠자리에 들고, 누우면 5분 내로 숙면으로 접어드는 나인데- 가끔 이런 불면의 시즌이 찾아온다.


지난 주말에는 한글날 대체 공휴일까지 겹쳐 3일이나 쉬었지만, 매 일 잠든 시각은 새벽 2시에서 3시경. 왠지 잠들기가 싫어 11시쯤이면 넷플릭스를 켜고 늦은 시간까지 견디다 잠들었다.


그렇게 나태하고 비몽사몽 한 3일의 연휴를 보내고 오늘은 출근하는 화요일. 며칠이나 바이오 리듬이 깨져버려 몽롱한 기분으로 출근했다.


곧 신제품 론칭이라 처리할 일이 많아 일에 집중하다 보니, 피로감이나 짜증의 감정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지만 부족한 수면으로 인해 신경이 예민해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퇴근 무렵에는 갈등했다. 요가를 가야 할까- 말이야 할까.


오늘은 일정한 리듬과 속도로 동작을 연이어 진행하는 빈야사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이런 컨디션으로 나는 밸런스 동작과 후굴 동작을 할 수 있을까?’ 망설여졌지만 주중에는 생일이 껴있고, 또 제품 론칭으로 어떤 일이 생겨 야근할지 모르니- 아무래도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딱히 ‘가지 않을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주말 구름사다리를 타다가 양 손바닥에 물집이 잡혔는데- 대충 반창고를 바르고 요가원에 갔다. 처음 15분은 ‘아, 괜히 왔다.’ 싶을 만큼 몸이 잔뜩 굳어 동작이 시원하게 되지 않았다.


동작도 쉬운 편이고, 땀이 많지 않은 나인데도 오늘은 금세 땀이 송글 송글 이마에 맺혔다. 빈야사는 끊임없이 동작이 흐르듯 이어지기 때문에 집중하지 않으면 동작을 해 낼 수가 없다. 그래서 몸의 힘듬과 생각의 복잡함을 뛰어넘어 요가에 집중하고자 노력했다.


평소 잘 되던 동작도 쉽게 무너지고, 혼자 엉덩방아를 찍기도 하며 다행히 50분 수업을 잘 끝마쳤다. 그리고 ‘나마스테’ 인사한 뒤, 탈의실로 돌아와 땀이 식어가는 몸의 상태를 느끼며 옷을 갈아입었다. 그때 비로소 ‘상쾌함’이 찾아왔다.


주말 내내 회사 업무와(에이전시와 연락할 일이 있었더), 개인적인 문제들로 머리가 아팠는데 몸의 기혈(?) 같은 것이 꽉 막혔다 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몸과 마음은 이어져 있어서 때론- 마음이 고되면 육체적으로 편안한 휴일을 보낸 뒤도 중노동을 한 것 같은 몸의 피로를 느끼기도 한다. 그럴 땐, 온전히 내 마음과 몸에 집중할 수 있는 요가를 하러 가자. 비 오듯 땀을 흘리며 온전히 동작에 집중하자 보면- 막혀있던 무언가가 뻥 뚫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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