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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배진 Nov 15. 2021

요가 동작을 해내는 비결을 찾았다.

근육을 키워야 근육을 쓸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닫다.

월요일의 하타요가는 늘 힘들다.

최대한 정확한 자세를 취하고, 그 하나하나의 자세를 오래 지속하는 연습을 하기 때문에 정적여 보이지만 의외로 에너지 소모량이 많다. 덕분에 월요일 퇴근 무렵이면 ‘하타를 갈까?’ 좀 더 기다렸다가 ‘빈야사를 갈까?’하고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고민 끝에 하타를 하고 나면 늘 뿌듯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하타를 할 때는 빈야사와 같은 ‘흐름’ 속에서 동작을 취하지 않고 하나하나의 자세에 머물면서 계속 자기 몸 구석구석을 바라보고, 깊이 호흡하면서 조금씩 동작을 발전시키는 연습을 한다. 나의 몸을 가만히 응시하면서 어떤 부위가 약하고 어디를 더 잘 사용할 수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이다.


요가 초초초보일때는 사실 내 몸 어디가 더 강하고, 약한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동작 하나하나를 따라가기만도 버거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라자카포타 아사나를 하는데, 등 근육을 의식해서 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어쩐지 내가 내 등의 표정을 화난 사람처럼 잔뜩 찡그리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아! 이게 등 근육을 쓰는 거구나?!’하고 깨달았다. 근육이라곤 없었던 내가 근육을 ‘쓰기’ 위해서, 근육을 만드는 시간이 먼저 필요했던 것이다.

가슴 등 팔 허벅지 등 근육의 바른 사용이 필요한 왕비둘기 자세

많은 사무직 종사자들이 그러하듯, 나 역시 구부정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다 보니 등 근육을 쓸 일이 없었다. 그래서 요가 초기에 선생님이 ‘등 근육을 쓰면서 날개뼈를 조이세요!’하고 동작을 알려주시면 ‘등 근육을 의도적으로 쓸 수 있다고?’하고 마음속으로 반문하곤 했다.


그런데 요가를 시작한지 약 1년 만에 등 근육을 스스로 쓰는 온전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다른 동작을 할 때도 평소 와닿지 않던 선생님의 설명들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라자카포타 아사나의 경우 머리와 발 끝이 닿는 동작으로 나아가는 것을 현재의 목표(?)로 수련하고 있는데 오늘 처음으로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이 동작을 완성했다. 잘 몰랐을 때는 늘 머리를 어떻게 뒤로 넘겨야 발과 닿지? 하고 생각했는데 오늘 앞가슴의 상단 부분인 흉근(?)을 활짝 펼쳐내며 위로 향하게 근육을 쓰라는 지시와 함께 앞가슴을 보다 위로 향하게 들어 올리고 머리를 넘겼더니 머리와 발이 닿은 것이다.


오늘 ‘근육을 자발적으로 활용하는 감각’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포기하지 않고, 그냥 묵묵히 수련을 해왔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니 지금 요가를 시작하는 초보 요기라면, 아직 몸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고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말기를. 당신은 느끼지 못하지만 매일의 요가 수련 시간 동안 당신의 근육들은 성실한 일개미처럼 근육을 만들었을 것이고 그 근육들이 느껴질 만큼 작업량이 쌓이면 당신은 ‘온 몸의 튼튼한 근육과 더불어 빛나는 유연성을 갖춘’ 멋진 요기가 될 것이니 말이다.(그렇게 믿고 있다.) 나도 꼭 포기하지 않고 수련해서 멋진(아, 나는 요가를 잘하는 사람들이 멋져 보이고 부럽다..!) 요기가 되어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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