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텃밭 구경

꽈리고추 장아찌

by 자급자족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퇴근 무렵, 직장에서 어깨가 축 처져 있었다. 텃밭 농장 단톡방 알림음이 울린다. 농장 아저씨께서 태안에 다녀오시면서 새우를 가져왔다고 하신다. 소분해서 사겠냐는 제안이었다. 저렴하기도 했고, 생새우를 산지 직송에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는 기회라 OK 했다.


퇴근하자마자, 텃밭에 가서 생새우를 받아 들었다. 새우살이 통통하다. 요즘 제철인가 보다. 우리 집 중학생 두 아이의 간식으로 삶아줘야겠다. 그냥 돌아오기 뭐해서 우산을 쓰고, 텃밭을 둘러보고 왔다.


먼저 반기는 건 한랭사 속에 배추와 무였다. '내가 이런 축복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튼튼하게 자라고 있었다. 얼마 전 배춧잎 중 시든 겉잎을 떼어줬는데, 그 이후 더 폭풍성장하고 있다. 영양분이 분산되지 않고 집중되어 그런가보다. 잘못된 건 빨리 바로잡아줘야 상황이 나아진다.


농작물을 자식처럼 바라보며 사진에 담았다. 잎의 개수가 더 많아진 콜라비, 칼슘 부족으로 잎끝이 노란색이었던 쪽파도 언제 그랬냐는 듯 파릇파릇해졌다.


게으른 주인 탓에 관상용이 되어가는 쌈채소류, 제법 잎 수를 늘리고 튼실해지고 있는 깻잎, 씨앗 상태였다가 서서히 제 모습을 드러내는 시금치 그리고 지난여름 재배에 실패해서 다시 도전하고 있는 궁채도 잘 자라고 있었다. 단단히 지지하고 있는 오이의 덩쿨손, 참 든든하다. 장군이 긴 칼을 지팡이 삼아 위엄 있게 서있는 모습이다.


주인이 캐지 않아 답답해하고 있는 땅콩과 고구마, 그리고 옆 텃밭 아저씨의 탐스러운 양배추까지. 식물들이 "일어나지 않은 일, 어찌할 수 없는 일을 걱정하지 말고, 어깨 펴도 돼!"라고 위로하는 듯했다.


꽈리고추가 너무 많아 김대석 셰프의 레시피 그대로 꽈리고추 장아찌를 만들어보았다. 김대석 셰프는 500g의 꽈리고추 분량 양념을 알려줬는데, 다 만들고 보니 양념물이 적다. 기존 분량에 X2씩 추가해서 누름판으로 꾹 눌러놓았다.



<김대석 셰프의 꽈리고추 장아찌> X 2의 양념류 양을 추가함.


1. 끓는 물 부어 용기 한번 헹궈 씻어주기.

2. 꽈리고추(500g) 씻어주기

3. 펼쳐 말리고(출근 전 씻어 말리고 퇴근하고 만들었는데도, 다 마르지 않고 물기가 남아있었다. 키친타월로 닦아 사용했다), 꼭지 끝부분 조금 잘라주어 깔끔하게 정리하기

4. 양념 만들어두기(진간장 2컵, 물 2컵, 매실청 반컵, 설탕 1컵, 건다시마 1장, 생강 반톨 편으로 썰어놓은 것.) X 2배

5. 중불로 7분 끓이기

6. 다시마, 생강 건져서 버리기

7. 식초 1컵, 소주 1컵 추가하여 끓어오르면 한 김 식혀준다.

8. 말린 꽈리고추를 통에 담아주기

9. 한 김 식힌 후 간장물을 그대로 고추 위에 붓기.

10. 접시 또는 누름판으로 눌러주기

11. 실온에 이틀 숙성

12. 냉장보관


한랭사 속 배추
한랭사 속 무
콜라비
쪽파
치커리, 상추
당근, 깻잎
시금치
아삭이 고추
궁채
가을 오이
가지
오이
수확을 기다리는 고구마
맛있게 매운 고추
옆 텃밭 아저씨네 양배추
김대석 셰프의 꽈리고추 장아찌 양념
감칠맛 나는 생강과 다시마 끓인 양념
꽈리고추 끝 자르기
제철 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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