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급자족 Sep 13. 2024

Adios 한여름의 텃밭

자급자족을 꿈꾼다. 그런데 '너무나 도시'에 살고 있다. 집 앞 대형마트에만 나가도 먹을게 천지다. 천천히 자급자족의 삶을  습득하고 싶어 걸음마 다.


올해 10평의 텃밭에 경작을 해보았다. 농사를 스스로 터득하기로 마음먹은 나에게 첫 연습이라고 할 수 있다. 어렸을 때 어깨너머로 농사일을 지켜본 게 다지만 바람과 비와 태양이 도와줄 것 같았다.


1년 텃밭 대여료 10만 원, 수도시설, 3월에 기계로 밭을 갈아주는 점, 집 앞 7분 거리라는 장점을 보고 선택했다. 올해는 유난히 더웠고 비도 적절히 내렸다. 텃밭 농사 큰 수고로움 없이 풍년이었다. 값싼 마트 채소값만 봐도 얼마나 농사짓기 좋은 날씨였는지 실감할 정도다.



 직장에서 예년보다 2 ~ 3배의 일을 맡고 있. 그래서 2~3주에 한번 텃밭에 들렀다. 근데 적기에 비가 왔다. 뿌렸을 뿐인데  여름에 확하기 미안할 정도였다.


업무 진도 나가지 않고 정지 상태일 때가 많다. 딱 마음이 답답할 때 근하고 텃밭에 간다. 무념무상 쪼그려 앉아 풀을 뽑거나 물을 준다. 땀이 훅 나면서 복잡한 일 잊을 수 있다. 텃밭은 하나의 마침점이자 시작점이다.


올해 봄 파종 작물은 상추를 포함한 채소, 우엉잎, 가지, 깻잎, 아욱, 삭이고추, 일반고추, 청양고추, 토란, 미니 파프리카, 쥬키니호박, 애호박, 참외, 대파, 부추, 당귀, 쑥갓, 치커리, 열무, 셀러리, 감자, 방울토마토, 큰 토마토이다.


이 중 열무는 농사기술이 부족해 먹지 못했다.


내년 봄에 다시 심고 싶은 작물... 아니 심기만 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잘 자라는 식물은 다음과 같다.


 잎채소 10개 모종, 깻잎 10개 모종, 잎우엉 씨앗 5알, 토란 씨앗 3알, 감자, 방울토마토 5 모종, 가지 1 모종, 일반고추 10 모종, 당귀 6 모종, 셀러리 3 모종, 꽈리고추 1 모종, 아욱 씨앗 4알이다. 여기에 새로 추가하고 싶은 건 고구마순 10개이다.


열무, 참외, 청양고추, 아삭이 고추, 쥬키니는 맞지 않는 것 같다.


모종 간 간격은 넉넉히, 진딧물 제거를 위한 천연 배합제 연구, 작물의 수확시기와 작물의 키 등을 고려한 작물배도 제작 등 더 신경 써야겠다


애호박, 토란, 고추, 가지, 잎우엉, 토마토, 아욱, 깻잎 순으로 밭의 가장자리에, 대파, 당귀, 셀러리를 밭의 중간에, 나머지 가장자리에 잎채소를 배치하면 채광과 가을 이어짓기에 도움이 될 듯하다.


가을 파종 작물은 모닝글로리(공심채), 당근, 루꼴라, 시금치, 아욱, 대파다.


집에서 김장을 하지 않병충해 대처가 어려워 가을배추와 무는 심지 않았다. 더 연구해서 돌봄에 대한 시간적 여유가 생겼을 때 무 10알 정도 심고 싶다.


마음이 답답할 때 언제든 숨통이 되어 노동할 수 있는 텃밭이 고마울 따름이다.

작가의 이전글 달콤한 솔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