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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질소셜클럽 Oct 27. 2019

그동안 따봉을 잘못 알고 쓴 한국인들

브라질 문화

한국에서 브라질에 관련된 무언가를 하면 절대 빠지지 않는 단어가 있습니다.


1990년 롯데칠성 델몬트는 야심차게 로케 촬영을 위해 브라질 오렌지 농장으로 날아갑니다. 회사 직원처럼 보이는 한국인이 오렌지주스를 한 모금 마셔보고는 만족한 듯 엄지를 치켜들며 이렇게 외칩니다:


따봉!


신이 난 브라질 농부들도 다 같이 따라 합니다. 따봉? 따봉!!! 여기까진 좋았습니다.


친절한 설명

결론부터 말하면 따봉은 매우 좋다는 뜻이 아닙니다. Está bom의 줄임인 따봉은 영어로 치면 It’s fine, good, OK의 뜻일 뿐입니다.


두 명의 브라질 친구들이 한국에 살면서 연재했던 유투브 채널 Oh My Friend를 보면 브라질 사람들도 한국인들이 따봉을 아는 것에 대해 신기해하면서도 사용 방식이 뭔가 이상하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3:10분경에 나옵니다.

(그 와중에 댓글에는 BTS가 따봉을 안다고 감격한 팬들이 가득...)

“우리는 그냥 알았다는 뜻으로 쓰는데 한국인들은 아니었다”


올바른 사용 예시)

A: 저녁으로 뭐 먹을래?

B: 글쎄, 치킨?

A: 어 좋아(Ta bom)


여기서 최고 좋다는 뜻을 전달하려면 이런 표현들을 써야 합니다.


Otimo, legal, muito bom, bacana, bonito, excelente, nota dez(10)


몇몇 단어들은 앞에 Que(끼)를 붙이면 감정이 더 살아납니다. 영어의 How wonderful! 과 비슷합니다. Que legal! Que bonito!


이처럼 따봉이 미적지근한 표현이기 때문에 브라질 사람들은 심지어 따봉 두 마디도 귀찮다고 Tá(따) 로 줄여버립니다. 참고로 따는 It is의 뜻이기 때문에 따따봉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무이뚜봉을 권장합니다.


따봉 = Fine, OK  
무이뚜봉 = Great


PS. 따봉을 열심히 밀던 롯데칠성은 “따봉은 외국어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최고라는 뜻을 가진 단어는 상표등록이 안된다”는 특허청의 판결로 인해 광고만 뜨고 쪽박을 차게 되었습니다.


이젠 그냥 한국어 취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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