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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시 Mar 12. 2023

타인과 함께하고 싶지만 후회할까 봐 함께하고 싶진 않아

사면초과

누군가를 매 순간 사랑할

자신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부모와 자식도 어느 순간에는

너무나 싫을 수도 있는데

매분매초를 사랑할 이성이

아니 타인이라도 있을까


그렇다고 길게 늘어뜨려 본

마음의 방향성은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면 난 지금 누구든

단기적으로 어떤 순간엔 싫어하고

장기적으론 사랑하는 상태이다


그럼 각각의 모든 것들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단기적으론 싫어하고

장기적으론 결국 사랑하는데 말이야


집착을 버리니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절실히 사랑하냐 물으면 그것도 아니다


이 지독한 숙제의 제목은


타인을 선택하고 후회하지 말거나

후회할 거면 타인을 선택하지 마라


하지만 남들이 보기엔 난 선택한 거다

선택하지 않았어라고 주장한들

타인이 보기에 나는 그것을 선택한 것이다


그럴 바에야 모든 것을 선택하며 살아가되

맞이할 칭찬과 비난을 모두 맛보는 쪽이 덜 아프겠다


단 타인과 살 수밖에 없는 환경을 선택한다면 말이다


숙제의 제목은 다시


사랑할 거면 매초 한계 없이 사랑하고

혼자일 거면 매 순간 흘러가게 두어라


하지만 현실이 있다

현실 속에서 가장 괴로운 것은

선택을 지속하는 것이어서

항상 그 환경에 너를 계속해 놓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무한한 돈과 무한한 건강이 필요하다

사람을 피하기 위해 열심히 사람과 일해 벗어나고

사람을 만나기 위해 열심히 혼자 일해 만남을 갖는다


따져보면 그렇게 살아왔다


이러면 좋았다가 저러면 싫어했다가

하는 부모 밑에서 길러져

자신도 이러면 좋아했다가 저러면 싫어했다가

하는 부모에게 길러진

나였기에


그게 자연스러운 인간이니까

그게 교육받지 못한 채 부모가 되어버린

이들이 많은 지난 사회였으니까


그래

이해한다


사람을 만나 사랑하기로 선택한 거면

사람을 만나는 일터로 가

만나는 모든 이들을 사랑하며 돈과 시간을 써라


혼자 있으며 후회 없을 삶을 선택한 거면

혼자 일하는 기회를 마련해

삶에 흘러가는 시간을 맛보아라


앞으론 이렇게 선택지를 둘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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