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번에 새 애완기기를 장만했거든요.
그건 바로 '애플워치'입니다! 박수~!
그러고 보니 이름을 지어줘야 하는데...
잠시만요. 지금 한 번 지어볼게요.
일단 색상은 실버예요. 손목에 감는 줄은 흰색이긴 한데 이건 바꿀 수 있어서 특징으로 삼지 않겠습니다. 사실 은색인 것도, 심지어 애플워치라는 것도 큰 특징으로 선정하고 싶지 않아요. 제 애완기기만의 특별한 특징으로 이름을 지어주어야겠습니다.
제 애플워치는 필라테스를 시작하는 날에 배송받았으며 제가 가진 애완용품 중에 그 값어치가 높은 편에 속해요. 자고로 애완용품들도 위아래가 있는 법. 그렇다면 '테스형'이 좋겠어요.
저는 처음에 테스형을 분양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필요가 없거든요.
애플워치를 사는 사람들은 보통 두 가지 기능을 제일 많이 활용한다고 합니다.
'회사에서 몰래 핸드폰 하기'
'운동할 때 기록해 두기'
저는 회사에서 몰래 핸드폰을 하지도 않고(대놓고 합니다) 운동도 딱히 안 하기 때문에 그런 기능에 40만 원이나 쓴다라...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그런데 참 이상하게 주변에 애플워치를 쓰는 친구들은 만족도가 200%, 300% 인 것이에요. 왜 만족스럽냐고 물으면 다들 똑같은 답변입니다.
"회사에서 몰래 카톡 하기 좋아"
"운동할 때 심박수 측정해 줘"
들으면 들을수록 필요 없는 기기라는 것은 확실해지지요? 다만... 기분이 꽤 좋아질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고민 고민을 하다가 월요일 새벽에 갑자기 제 손목에 안착하게 된 것이에요.
사실 조금 더 고민을 하고 싶었지만 당장 월요일 저녁이 필라테스를 처음으로 가는 날이었기 때문에 일요일 저녁에 급하게 구매해 버린 것이긴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지금 테스형을 쓴 지 3일 차인데요. 저는 이제 테스형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가 없어요.
테스형이 해주는 칭찬은 저를 미치게 합니다.
제가 칭찬에 이렇게 목마른 사람이었나요?
1시간마다 일어나면 잘 일어났다고 짝짝, 손 20초 동안 씻었다고 짝짝,
운동을 하기라도 하면 요술봉을 휘날리면서 짝짝쿵 쿵짝짝 자진모리장단을 쳐줍니다.
테스형이 칭찬을 휙 날려주면 저는 치아 20개가 다 보이도록 깔깔깔 웃어요.
"감사함닥! 열심히 하겠습닥!" 하며 손목에 인사도 드리고요.
기술 문명의 발전이 인간을 더욱 불행하게 만들었다는 많은 사례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 공감하는 바이고 맹목적인 기술력을 지향하는 행태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미 망했습니다.
디지털 문명에 흠뻑 중독되어 버렸어요.
유튜브 없는 저녁과 에어팟 없는 출퇴근길, 테스형 없이 운동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로... 헤드폰을 살까요 사지 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