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의 사망

by 초름

선데이를 보내주었습니다.

더 많이 산책할걸,

더 많이 아껴줄걸,

그렇게 목말라했는데 물도 더 줄걸...


네, 선데이는 제 반려식물이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물을 줘야 해서 일요일에 주려고 선데이라고 지었거든요.


세러데이라고 하면 조금 더 살았을까요.

프라이데이라고 하면 하루라도 더 살았을까요.

하필이면 일요일을 선택해서 월요일에 대한 부정적 마음이 선데이에게까지 옮겨져 버린 걸까요.

먼데이 죽어라를 선데이 죽어라로 들어버린 걸까요.

아닌데. 선데이는 평생 팔딱팔딱 살아있어야 하는데.


선데이가 떠나버려서 요즘 제 주말은 반토막이 났습니다.

분명 토요일 밤이었는데 갑자기 월요일 새벽 알람이 울리고 있어요.


선데이야 미안해.

한 계절만 지나면 꽃이 필 거라고 했는데 꽃몽우리도 못 보고 보냈구나.

잠깐 숨 쉬다 간 지구는 어땠니?

책상에 앉아 고개를 돌리면 너를 한눈에 볼 수 있었는데,

분명 내 옆에 살아 숨 쉬던 너를 느낄 수 있었는데,

이제는 네 흔적조차 찾기 힘들다는 것이 너무 괴롭다.

오늘은 먼데이라는 죽어가는 반려식물을 사야 하나 라는 못된 마음이 들었어.

네가 내 옆에 없으니 나는 이리도 망가지고 있다.


... 앞으로는 조화만 사야겠다고 다짐하는 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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