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친구들과 만나서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넷이서 당연히 메뉴 다섯 개를 시키고 기다리는 중이었어요. 그런데 무슨 음식이 한 시간이나 안 나오더랍니다. 배고파 아사하기 직 전까지 몰아서 뭐든 맛있게 만들어놓으려는 계략이 분명했어요. 힘이 쪽 빠진 우리는 근황토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의자에 기대어 음식을 기다렸어요. '제발 한 번에 음식 다 주지 마시고 되는 것부터 먼저 주셨으면...'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한 시간 만에 음식 다섯 개가 한 번에 나와서 나와서 흡입을 시작헀습니다. 얘들아 먹고 얘기하자.
친구 해구마는 라멘을 먹는 제게 물었어요.
"그거 어때? 맛있어?"
국물을 한 번 떠먹으려고 입을 왕 벌리고 있던 저는 바로 대답했습니다.
"에아-"
음, 맛있다. 냠냠냠
제 친구 해구마는 요즘 세상 사람들이 그렇게 귀엽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응 이라고 대답 안 하고 대충 에- 하고 대답한 게 귀엽대요. 요즘 결혼하고 싶다고 하더니 애를 낳고 싶은 건가! 그런 건가!
밥을 거의 다 먹어서 배가 불러오니 시야가 넓어지더랍니다. 음식만 보이던 우리는 점차 서로를 보고 근황을 물을 수 있게 되었어요. 후식으로 시킨 프렌치토스트를 먹으면서 최근 연애를 시작한 두딩이에게 물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행복해? 흐아암냐"
토스트는 부드럽고, 촉촉하고, 후아아... 어우 피 돌아.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해구마는 또 귀여움을 느끼고 있을까요?
"해구마야 너 지금 나 귀엽다고 생각했지!"
"엑 아니"
엣헴, 아니라네요. 10년 지기 친구는 하루에 한 번 귀여워 보이는 것도 과분합니다. 토스트를 한 입 먹은 해구마는 이내 한 마디 덧붙였습니다.
"야, 귀엽다고 물어보는 게 귀엽다."
갑자기 귀요미가 되어버린 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