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노트
대학원 오리엔테이션에서 있었던 일이다. 학과장께서 건의사항이 있으면 이야기해보라고 하셨고, 늘 그렇듯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학과장께서는 이것이 우리나라의 큰 문제이고 다른 나라의 교실 문화와 얼마나 다른지에 대해서 일장 연설을 하셨다. 효과가 있었다. 다시 한번 의견을 물으니 이번에는 십여 명이 손을 들었다. 나도 손을 들었다. 한 명이 일어나서 마이크를 받아 들고 의견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의견을 이야기하는 도중에 갑자기 학과장이 학생을 혼내기 시작하였다. "우리 학교는 안 그랬는데 이 학교는…"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 화근이 되었다. 학과장은 이미 대학원에 입학을 했으니 우리 학교가 바로 이 학교여야 하는데 아직도 남의 학교에 와있는 것처럼 이야기한다고 정신상태가 글렀다는 것이었다. 조금 보태서 십 여분 동안 학생을 깨는 일장 연설이 있었고, 학생은 "죄송합니다. 잘 못했습니다"를 반복했다. 혼내기를 끝내고 다시 한번 다른 의견 있는 사람을 물었으나 아무도 없었다. 나도 손을 들 수가 없었다.
시대가 변하면 리더십도 변해야 한다. 나는 경청과 소통이 21세기 리더의 가장 기본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지키기가 쉽지는 않지만 경청과 소통 없이 리더십을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기본 덕목을 갖추었다면 이제 '지속가능 리더십'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때다.
조직에서 리더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은 조직이 추구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리더가 필요한 것이고,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목적에 맞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조직을 이끄는 것이 리더의 역할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추구하고 달성해야 할 조직의 목적은 무엇일까?
과거에는 이윤 추구가 기업의 목적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기업의 목적에 시간 개념이 추가되었다. 그것은 바로 지속가능성이다. 기업이 작년에 이윤을 아무리 많이 냈어도 금년에 망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렇게 기업의 목적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가고 있으니, 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의 의식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되어야 한다.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개념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지속가능경영(Sustainability Management)
경제적 신뢰성, 환경적 건전성, 사회적 책임성을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을 가리키는 말이다. 기업이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사회에 공헌하고 환경 문제에 기여하는 가치를 창출하여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함으로써 기업 가치와 기업 경쟁력을 높여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는 경영 활동을 의미한다. 2000년대에 들어 경제 성장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환경과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급격히 증가하자 지속가능경영 패러다임이 대두하였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지속가능경영 [Corporate Sustainability Management, 持續可能經營] (두산백과))
지속가능경영이란 경제적 이윤 추구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 및 환경적 책임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공생의 길을 추구해야만 기업도 지속적인 생존 및 성장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기업이 경제적 수익을 많이 내는데 반해 지역 사회에 전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지역 사회의 불만이 커져 기업 활동에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기업이 이윤도 많이 내고 사회적 책임도 다하고 있지만, 기업활동으로 인해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면 이 역시 지역 사회에서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결국은 기업이 지속가능하려면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모두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난 모르겠고'식의 경영은 이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참고로,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하여 그림으로 잘 설명하고 있는 동영상 하나를 공유하고자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2f5m-jBf81Q&list=PLEXqjIYY5zi6hWCvm5idXYLH2Qtv7fT-f&index=9)
기존의 이윤 추구 만을 목적으로 하던 경영보다 훨씬 복잡해졌다. 경영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면 리더십도 변화가 필요하다. 지속가능경영에 맞는 리더십을 지속가능 리더십으로 정의하고 이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속가능 리더십은 리더와 조직 구성원으로 하여금 경제, 사회, 환경 그리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게 만들어주는 기능을 해야 한다. 이는 절대로 리더 혼자서는 할 수 없다. 결국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이고 리더와 조직 구성원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야만 가능하다. 즉, 리더는 경청과 소통의 기본 덕목을 바탕으로 신뢰를 쌓고, 쌓은 신뢰 위에 지속가능한 비전을 제시하고 모두 함께 가야 한다.
최근에 지속가능 리더십을 잘 보여주고 있는 리더를 이야기한다면 테슬라 CEO인 엘런머스크를 꼽고 싶다. 그는 대학시절부터 세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였다. 고민의 결과로 지속 가능한 교통수단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인류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결론 내렸다. 그리고 지금 그는 지속 가능한 교통수단인 테슬라 전기자동차, 지속 가능한 에너지인 솔라 시티 기가 팩토리, 그리고 더 나아가 인류의 미래를 위해 범우주적인 문명을 이루기 위한 우주여행 교통수단인 재활용이 가능한 스페이스 X 로켓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대단한 일들을 한 사람의 리더가 동시에 이끌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다. 엘런머스크에 대한 아래의 TED 동영상을 꼭 한번 보기 바란다. (한글 자막을 켜고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gKWPdJWuBQ)
단순히 작은 조직의 이익을 추구하는 협의의 목적에서 벗어나 경제, 사회, 환경 등을 위한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지속가능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충분히 우리나라에도 멋진 리더들이 많이 배출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경청과 소통을 바탕으로 신뢰를 쌓고 지속가능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라. 그리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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