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리고 떨렸던 첫 요가수업
요가지도자과정을 시작하고
5개월 만에 첫 요가수업을 맡게 되었다.
하나의 수업 준비를 위해 똑같은 동작과 말을 반복, 또 반복하며 하루 중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모른다.
선생님께서도 이렇게까지 열심히 준비하는 학생은 처음 봤다고 말씀해 주실 정도로.
이때 식이를 따로 조절하지도 않았는데도 살은 저절로 빠지기 시작했고
말랑했던 내 팔과 등에는 근육이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동작을 안내하는 모든 말들이 입에 어찌나붙지 않는지.
한 시간 분량의 말들을 대본으로 적어 통째로 외우기 위해 길을 걷다가도, 지하철을 탈 때에도, 화장실 변기 위에서도 미친 사람처럼 중얼중얼거리곤 했다.
툭 치면 특정한 동작을 설명하는 멘트가 술술술 나올 정도로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매일같이 아침저녁으로 실제 수업하는 것처럼 준비해 왔지만 막상 '그날'이 다가오니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다행히 지도자과정 동기 선생님들도 수업에 참여하기로 하셔서 뭔가 함께한다는 자체만으로 긴장을 푸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그날'이 왔다.
아침 9시 30분 수업이었는데 새벽같이 눈이 떠졌고
진정되지 않는 내 마음에 도움이 되었던 말을 발견했다.
초보강사는 어떻게서든 티가 나기 때문에
잘하려는 부담감 갖지 말라고.
회원들을 살피고 좋은 수업을 하려는 마음과 노력이 보인 다면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말이다.
그렇게 생애 첫 요가 수업을 무사히 끝냈다.
사실 평소 연습한 만큼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것 같아 많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렇게 요가강사로서 정말 시작했구나.
짜릿하면서도 뿌듯하고 깊은 감사한 마음을 느꼈다.
수업 후 동기 선생님들께서 피드백을 작성해 주신 덕분에 다음에 있을 수업을 준비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첫 수업 후 남편에게 어떤 얘기를 했는지 지금은 사실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들뜨고 신났던 모습이 떠오른다.
마치 하나의 무대, 공연을 잘 끝낸 기분이랄까?
이렇게 반복하면서 점점 가다듬어지고 나면
나만의 색깔, 나만의 수업 스타일은 어떨까? 에 대한호기심
요가를 통해 만난 다양한 분들과의 인연
앞으로의 모든 것들이 그저 새롭고, 설레고, 기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