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이 내 길이라는 확신
떨렸던 첫 수업 이후로 지도자과정을 수료했던 곳에서 고정적으로 수업을 맡게 되었다.
과정 중에 회원님들과 같이 수련했기에, 함께 수련했던 사람들 앞에서
수업을 안내한다는 게 뭔가 부끄럽기도 하고 기분이참 묘했다.
차라리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수업하는 게 더 마음 편했겠다는 생각을 했다가도,
이렇게 수업을 바로 해볼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며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서 그랬던 걸까.
수업을 맡았던 초반에는 내 수업을 예약해 주신 분들이 2-3명 정도였고,
원장님 수업에는 항상 사람들로 가득 찼다.
당연히 회원님들 입장에서는 훨씬 노련하고 안정적이신 원장님의 수업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상대적으로 비교가 되다 보니 원장님께 죄송한 마음과 함께 스스로가 너무 작게 느껴졌다.
하루는 두 분이 예약 주셨던 날에 결국 한 명이 수업에 오지 않아 예상치 못한 1:1 수업을 진행했다.
그때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그 당시에는 동일한 동작과 흐름으로 한 수업을 계속 안내하고 있었기에
1:1 수업을 어떻게 안내해야 하는지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혼자 오셨던 분도 심지어 남성분이셔서 남성의 몸에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았고
1:1 수업 자체에 대한 경험이 없다 보니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하지만 이미 수업은 해야 했고 나는 그때 빠르게 스스로를 다독였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동일한 시퀀스 하나뿐이니 일단 준비된 것을 하되, 그분의 속도와 수준에 맞춰드리자.'
그리고 회원님께 솔직히 말씀드렸다.
"제가 사실 1:1 수업은 처음이라 저도 조금 당황스럽긴 하지만, 제가 준비해 온 동작과 흐름을 최대한 00님께 맞춰서 잘 안내해 드릴게요."
그렇게 난 늘 해왔던 대로 수업을 이어갔고 오히려 집중해야 할 대상이 한 분이라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만큼 보이는 것도 많았고, 그룹수업 때는 미처 말하지 못했던 포인트들을 디테일하게 나눠드릴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한 시간이 무색하게 여태껏 진행했던 수업들 중에 정말 빨리 흘러갔다고 느꼈다.
수업을 마친 후에 회원님께서도 힘들었지만 좋았다고 해 주셨고 그 뒤로 꾸준히 내 수업에 함께해 주셨다.
그렇게 시간이 차츰 흐르면서 여유로웠던 수업 공간은 어느새 회원님들로 꽉 채워지게 되었고
그만큼 또 긴장되기도 했지만 정말 가슴이 벅차고 행복했다.
어느새 수업이 좋다고, 나를 예뻐라, 좋아라 해주시는 분들도 한 분 한 분 늘어갔고
부족한 나에게 '앞으로 선생님은 잘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라며 진심으로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생겼다.
아기강사라 수업이 매달 많지 않아 비록 수입은 간호사 때 벌었던 것보다 1/5 정도로 매우 적었지만 그만족감과 충만감, 행복감은 5배 이상이었다. 그리고앞으로 잘 자리를 잡아가면서 나의 팬들이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과 즐거움, 설렘을 품을 수 있는 이 일이 참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무엇보다 수련 전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사람들이, 수련 후에 얼굴이 한층 밝아지고 눈빛이 맑아진 모습을 직관할 수 있다는 게 안내하는 입장에서 너무나 뿌듯하고 기뻤다.
수업을 반복할수록 이 길이 내 길이 맞나? 하는 의심이 아닌, 정말 이 길이 내 길이었구나.
점점 확신이 생기니 더 이상 간호사로 돌아갈 이유가 없어졌다.
오히려 더욱 간절해졌다. 나 정말 잘하고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