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해 생각하다 떠오른 질문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첫 직장에서 퇴사 후 그렇게 일본과 스페인 여행 다녀왔고, 새로운 직장에서 근무를 위해 이사도 했다.
새 직장에서 다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와중 1년쯤 되었을까
만나고 있었던 사람과 내 인생 계획에 없었던 결혼을 약속하게 되었다.
결혼이라는 게 참.
지나온 내 삶과, 앞으로의 삶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는데,
평소에 철학과 인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탓인지
결혼을 기점으로 엉뚱하게도 죽음에까지 생각이 다다랐다.
연애만 하고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비혼주의였던 내가 어쩌다 이 남자와 같이 살기로 작정을 했을까
혼자만 오랫동안 지내왔는데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일을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앞으로 내 삶은 어떻게 또 달라질까?
간호사로서의 나는 앞으로 어떤 커리어를 쌓을 수 있을까?
어떤 간호사가 되고 싶은가?
죽기 전에 나는 간호사로 평생 살았다고 했을 때 과연 후회가 없을까?
위와 같은 생각의 흐름이 마지막 질문으로 왔을 때 나는 스스로 충격에 빠졌다.
마지막 질문 외에는 사실 답이 바로 떠오르지 않았는데,
그 질문의 답이 가슴속에서 너무나 선명하게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아니.
난 평생 간호사로 일하다 죽으면 너무나 후회할 것 같은데.
라고 말이다.
공부하고 배우고 경험한 게 간호사일밖에 없는데. 내 20대 청춘을 이 일에 다 바쳤는데 그럼 나 어떡하지?
간호사가 천직인 줄 알았는데 왜 후회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든거지?
결혼도 앞두고 이제 안정적으로 돈 꼬박꼬박 모으며 살면 되는데 난 또 왜 이러지?
아니 그럼 죽기 전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나 무엇을 해야 하는 거지?
질문이 폭죽처럼 쏟아졌다.
어쩌면 여기서
'에이, 그래도 배운 게 이것뿐인데 그냥 이걸로 먹고살아야지. 뭔 소리야.'라고
이 이야기의 끝을 내버릴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이 질문의 답을 반드시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올라왔다.
그날 이후로 나는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