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알고리즘에 의해 아크릴물감으로 그림그리는 노하우영상들이 자꾸 눈에 띄었다. 새로운 실험 좋아하는 내게 이렇게 솔깃한 유혹이 따로 없었다.
고민고민하다가 다이소 아크릴 물감을 사고 작은 캔버스를 하나 샀다. 지인에게 줄 바다에 떠있는 고양이그림을 첫 시작으로 점차 아크릴 페인팅 나이프도 사고 결국 아크릴 붓도 사버렸다.
오늘은 비가 왔기에 알록달록 거리에 비치는 비오는 날의 풍경을 그리고팠다. 아직은 아마추어라 무언가 튜토리얼 영상을 보고 따라하려고 했는데 암만 봐도 내가 원하는 이미지가 없었다. 실력은 초본데 이상향은 엄청나게 높은 나라서 시간만 덧없이 흘렀다. 결국 마음에 드는 사진 한장 갖고 그림 그리기 시작한게 새벽 1시.
또 본 건 있어갖고 물감을 먼저 화지에 짜놓고 사진도 찍은 다음
블렌딩을 시작했는데... 아뿔싸 용량 조절 실패. 이게 뭔가...너무 치덕치덕한 느낌에 당황했지만 일단 호기롭게 중간 과정도 찍어봤다.
이걸 찍을 때만 해도 '그래 덧칠하고 하다보면 나아지겠지' 하는 조그만 소망이 있었다. 나의 소망은 내 로망인 빗물투영샷이 온전히 드러나는 것.
다 그리고 나서야(이게 다 그린건가 싶지만...) 깨달았다. '아~ 나이프 등 도구가 필요한게 아니라 기본기가 필요하구나'
아무리 덧칠하고 덧나이프칠해도 뭔가 원하는 느낌을 내기 어려웠던 나의 두번째 아크릴화ㅠ
그러고보면 난 늘 처음부터 최고의 결과물을 얻기를 지나치게 기대해왔다. 첫 술에 배부르랴 는 옛 말은 까맣게 잊고, 처음부터 잘 해낼거라 생각하는 건 교만 아닌가?
처음부터 프로의 그림들만 보고 내 그림을 비교하며 나도 모르게 '넌 왜 이렇게 못 그리냐' 자기비판부터 시작했던 날 반성한다.
잘해내고 싶은 욕심이 너무 큰 나머지, 프로들이 쌓아온 수많은 시간의 축적은 간과한 채 결과물로만 평가하려고 했던 건 지난한 과정과 피나는 노력에 대한 무례다.
이제 시작했으니 한걸음씩 떼보자.
처음부터 멋지게 풍경화를 그려내려하지 말고, 붓이랑 나이프 쓰는 법부터 익혀보자. 그렇게 천천히 계속 반복하다보면 나아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