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파고들던 생각들의 끝을 찾아서 더 날카롭게 파고들다가 더 이상 파낼 곳이 없어서 다시 다른 자리를 모색했다. 또 푹 찔러 이곳에 깊은 흔적이 새겨질 때까지 온 힘을 다해 갉아냈다. 떨어진 부스러기는 소중하게 주워 담아 날아가지 않게 그 옆에 차곡차곡 쌓았다. 끈끈하게 뭉쳐져서 절대로 떠내려가지 않게 퍼런 바다에 묻었다. 거친 파도 앞에서도 부서지지 않게, 세찬 바람 앞에서도 흩날리지 않게 몰아치는 말들을 꼭 껴안고 견뎌냈다.
그것이 극복이었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내가 그리 애틋하게 안았던 것이 미련이 아니었더라면, 지치며 견뎌냈던 것이 후회로 남지 않았을 테니.
모진 말들을 하고 싶진 않았다. 나도 그 누군가들처럼 힘이 되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활짝 웃어주진 못해도, 살며시 손을 잡아주는 그런 따뜻함을 건네고 싶었다. 결국 이렇게 지나가버린 말로 알 수 있듯이. 그러지 못했던 것이 후회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