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 어떤 것으로도 헤아릴 수 없는 나날들이 있기에 끝끝내 내가 내린 선택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토록 덧없이 흘러가버린 시절들에 여전히 묻고 싶은 것들이 가득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미소 짓기 위해서 찌푸리던 마음도, 한숨 쉬기 위해서 짓누르던 마음도 끝내 피어날 그 어떤 것을 위한 모습이었는지 생각해 보다가, 아무런 의미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냉소적인 말 한마디에 시들어버렸다. 그저 그럴 뿐이라고, 그것밖에는 없다고. 꽤나 별거 아닌 그 말들이 나를 울렸지만 사실은 내게 가장 필요한 말들이었던 것 같다. 그러니 상처를 입을지라도 끊임없이 찾고 또 찾고, 다가가고 또 다가가며 비참함이 가렸던 내 세상이 무너지길 바라는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