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버스 안, 남겨진 건 마음이었다. 매번, 아니 매번이라기엔 조금은 낯선. 그러나 낯설다기엔 익숙한.
나를 울렁이게 만들고, 울컥거리게 흔들던 마음을 얹고 떠났다.
꼭 붙잡은 마음이 부서지기만을 기다리다가, 흐르는 창밖의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그만, 따라온 마음에 시선을 빼앗겨버렸다. 그대로 불어오는 바람에 끌려갔다. 한결같이 이어지는 마음이었다. 절대 갈라설 수 없는 끝과 끝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팽팽하게 맞서던 것들도 점점 시간이 지나면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면서 조화롭게 어울렸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느껴지는 모든 것들을 버거우면 버거운 대로,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끝낼 뿐이었다. 흔들리는 마음을 잠재우기 위해, 울컥이는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모두를 이고서 천천히 모두를 보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