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이곳인지. 도대체 어디인지.

5.

by 십일아


이곳, 여기는 나만의 공간이 아니다.

내가 줄곧 있어 왔던, 내가 항상 숨을 쉬던 공간이 아니다.

이곳은 꿈속을 허우적거리는 것처럼 몽롱하고 아득하다.

내가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것인지 끊임없는 의문이 나를 향한다.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날 이곳으로 이끌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이기적이고 철없는 마음이 날 이곳에 가둔 것일지도 모른다.

여전히 꿈 속인 듯하다.

허우적거리던 팔다리도 점차 느려진다.

이젠 제법 둥둥 떠다닐 수 있을 만큼 가벼워졌다.

그러나 그 무언가가 여전히 내 발목을 잡고 있다.

붙잡힌 발목이 욱신거린다.

곧 가슴 한편을 꾹 찌른다.

그 고통을 잡았지만 잡고 반드시 놓아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이내 힘없이 놓아줄 수밖에 없는 내 모습이다.

착잡한 마음도 실망스러운 마음도 이곳에선 아무런 힘이 없다. 그보다 더 한 것들이, 그보다 더 강한 것들이 눈을 치켜뜨고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벗어나려 한다면 언제든지 벗어날 수 있는 곳일 테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나는 또 이곳으로, 이곳의 숨겨진 어딘가로 몸을 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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