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많은 내가 네 옆에 이렇게 한 번쯤은

28.

by 십일아


들숨과 날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시선을 맞추고 있지만 눈앞이 흐려진다

더듬더듬 천천히 말하지만 두서없는 말들뿐이다

들리는 소리를 담지만 아직도 열리지 않는 마음이다

이쯤 되면 그만두라는 말일지도

이쯤 되면 안 될 사이 일지도

그래서 이쯤 하기로 했다

이쯤에서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이쯤 하면 충분하다고 놓았다

왜 아쉬운 건지 그건 차츰 생각해 보기로 했다

낯선 너를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여겼던 건지

나를 가로막던 벽을 넘어설 수 있을 거라고 여겼던 건지

뭐 이제 와서 곱씹어 봤자 안될 이유만 찾는 것 같으니

나중에 차차 아무렇지 않아질 즈음에 다시 꺼내보기로 했다

어떤 기대가 이끌었는지 알 수 없었다

점점 차오른 적도 없고 처음부터 채워져 있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럼에도 한 번쯤은 너와 내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아마 나도 모르게 그리고 있었나 보다

어쩌면 괜찮겠지 어쩌면 다르겠지 하며 스스로 기대라고 속이며 불러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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