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삶
봄이 되고 꽃이 피면 그 달콤한 냄새를 좇아 부쩍 바빠지는 이가 있다. 누군가에겐 위협적이고, 누군가에겐 돈을 벌어다 주기도 하는 '꿀벌'이다. 노랗고 오동통한 몸으로 무리를 지어 다니는 꿀벌을 산이나 들에서 본 기억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 손가락보다 작은 동물은 인간의 생존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친다.
지구 상에서 꿀벌이 사라진다면 4년 안에 우리 인간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_아인슈타인
우리가 먹는 작물의 30% 이상이 꿀벌의 가루받이에 의존하고 있다고 하니, 그 작은 날갯짓이 얼마나 생태계에 깊은 영향을 주는지 그저 신비롭다. 꿀벌뿐 아니라 지구 상에 사는 모든 생명체는 모두 보이지 않는 끈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다. 여름만 되면 온 몸을 간지럽히고 윙윙거리는 날갯 소리로 우리를 잠 못 들게 하는 모기 또한 잠자리, 미꾸라지 등의 먹잇감이며 꿀벌처럼 꽃과 식물의 가루받이를 돕기도 한다.
내가 불편한 삶을 살기로 결심한 게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환경에는 항상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재활용 사업을 오랫동안 한 부모님의 영향이 물론 가장 크겠지만 나 혼자 사는 세상이란 없다는 걸 자라오며 깨달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가 페미니스트가 된 것도, 내가 겪는 잠깐의 불편함이 궁극적으로 모든 여성을 자유롭게 해 줄 것임을 믿어서다. 같은 맥락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삶을 사는 것 또한 불편하고 때론 귀찮다. 하지만 결국 해야 할 일이기에 부채의식을 갖고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로 장을 보는 것이다.
이런 삶을 살기 때문에 내가 남들보다 더 우월하다는 선민의식을 갖는 건 아니다. 앞으로 쓸 "지속 가능한 삶"에 관한 글들은 남들을 계몽시키기 위해서라기 보단 (물론 그렇게 된다고 하면 좋겠지만) 나와 같은 생각을 갖는 사람들과 정보를 교류하며 더 많이 배우기 위함이다. 완벽이란 없다고 생각하고 항상 배우는 자세로 겸손하게 임한다면 더 오래, 지치지 않고 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함께 나눌 이야기들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