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페토에 가입했다...
현대를 디지털 문명이라고 하는가 하면, 이에 친근한 세대를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일컫는다. 언젠가부터 smart phone이라는 이름을 넘어 smart TV, smart factory, smart working 등 스마트가 붙은 신조어가 양산되고 있고, AI의 등장으로 인간이 만든 기술은 인간들이 따라잡기 힘든 속도로 스스로 발전해간다. 이미 5년 전 이세돌과 알파고의 격돌, 그리고 그 예상치 못했던 참담한 결과... 우리는 무엇을 기대하고 있었던 걸까?
첨단 기술은 분명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해줄 것이라는 희망찬 청사진 아래 투자되었고, 지금도 IT 기업들은 치솟은 주가에 힘입어 열심히 자기발전 중이다. 한국도 예외 없이, 모든 것이 연결되고 보다 지능적인 사회를 구축하는 4차 산업혁명에 골몰하고 있다. 똑똑하고 편리한, 그래서 누구에게나 유익할 것 같은 ‘스마트’한 세상, 유토피아는 과연 가능한걸까?
특히 요즘 뜨는 트렌디한 용어가 <메타버스metaverse>다. 이제 인터넷과 스마트폰 시대를 거쳐 메타버스의 시대가 되었다고 한다. 스마트 시대에 맞추기도 벅찬데, 이미 다른 시대로 진입했단다. “메타버스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가 합쳐진 말로, 3차원 가상 세계를 말한다.” 이는 가상현실이라 일컫는 말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경제활동이나 사회적 활동이 이뤄지는 온라인 공간을 일컫는다(김상균, 2021: 16). 인공 태양을 진지하게 논하는 시대이다보니 이런 가공할 만한 허구의 현실은 허구라는 뜻의 변화를 가져오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위징아가 인간을 호모 루덴스라 칭했듯, 거듭된 놀이는 이제 놀이가 전부인 새로운 게임세상을 연다. 메타버스의 ‘메’자도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페이스북, 핀터레스트, 인스타 같은 SNS도 라이프로깅이라는 메타버스의 일부라고 한다. 카카오가 만든 제페토 월드에서 블랙핑크 아바타들이 팬사인회를 한다고 5000명에 가까운 팬(아바타)들이 모여 들었다니, 10대들 만의 놀이공간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다. 이들 아바타들은 실체가 없는(혹은 향과 맛을 볼 수 없는)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사진찍어 올리고, 구찌나 버버리 제품으로 온 몸을 스타일리쉬하게 치장하고, 나이키 신발을 신고 이 공간에서 달리고 춤춘다.
원래 우리 의식 속에는 이미 예전부터 이 세상과는 다른, 보이지않는 상상의 세상이 존재했다. 신들이 존재하는 세상으로, 이는 인간의 현실 세계를 어떤 의미로는 통제해왔다. 이제 인간은 그 신을 모방하여 새로운 공간을 창조했는데, 이는 가시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세상이다. 신이 된 인간은 어떠한 세상을 창조하려는 것일까? ... 제페토에 가입했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하는 공간인가? 팔로워 5명에 제페토 미생인 내가 판단하기에는 넘 어렵다. 제페토 탐험은 계속된다. 누구 제페토에 가입한 사람 없나요? 왜인가요?? 댓글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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