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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지연 the dawn Jun 26. 2020

아이와 함께 반려식물로 힐링하기

코로나로 집콕하며 반려식물 기르기

얼마전 단독주택에서 빌라로 이사오게 되었다. 그 전 집에서는 내려가는 계단을 이용해 방울토마토와 고추 등의 식물들을 키울 수 있었는데, 빌라에서는 쉽게 키울 수 없어 아쉬웠다. 그러던 중 발코니를 통해 식물을 키우면 어떨까 해서 우리집 발코니에 새로운 식물모종들이 하나둘 자리잡기 시작했다. 깻잎과 고추는 병충해에 강하다고 해서, 흰민들레는 위와 간에 좋다고 해서 우리집 발코니에 자리를 잡았다. 새롭게 루꼴라도 들여왔다. 루꼴라는 햇빛을 많이 보면 털이 난다고 해서 햇빛이 조금 적게 드는곳으로 옮겨주었는데, 예쁘긴 하지만 다른 식물들에 비해 성장이 더디고 조금은 까다로운 느낌이다.


키우고 싶은 식물이 많다고  발코니에 너무 많은 모종을 들여놓지 않기를 추천한다. 식물이 커질수록 분갈이를 해줘야하는데 무게가 점점 무거워져 발코니가 위태로워보여 발코니 안쪽 안전한 창틀에 옮겨주었다. 발코니 아래에 지나다니는 사람들과 차량에 흙물이 튀지않도록 화분받침은 깊고 넓은걸로 재활용품들을 이용해 제작해주었다. 여름이라 화분받침의 물을 수시로 비워주는 일은 조금 번거롭지만, 마음편히 아무때나 식물들에게 물을 흠뻑 줄 수 있다.


여러 식물들 중에서도 흰민들레는 아름다운 뷰와 낭만을 선사했, 우리 아이는 분위기있게 흰민들레꽃차를 즐겨마셨다. 꽃차를 우리고 남은 꽃은 아이의 요청에 따라 입욕제로 사용되었다.

흰민들레꽃과 꽃차

루꼴라와 흰민들레잎은 프리타타나 미니피자 등을 만들때 장식하기에도 좋았다.


코로나로 몇달째 아이와 함께 간단한 산책만 하고 지내다보니 삶이 갑갑하고 지루한데, 발코니에 반려식물들을 키우는 일은 정신적으로 많은 위안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아침이 되면 발코니로 난 창을 열어 식물들의 상태를 살피고 물을 주는 일부터 시작한다. 유기농비료 만드는 법 배워 커피찌꺼기, 쌀뜯물, 계란껍질, 그리고 먹다남은 막걸리를 활용해 식물들에게 비료를 주다보니 이제 고추도 제법 자라 커지고 있다. 비가 며칠씩 내리는 날에는 신기하게도 꽃봉오리도 많이 생겨나고, 꽃들도 활짝 펴있다.


무엇보다도 씨앗을 틔우는 일에 매번 실패하던 내가 노란민들레씨앗을 받아다가 발아에 성공했을땐 큰 희열을 느꼈고, 뒤이어 흰민들레씨앗 발아에도 어렵게 성공해 새로운 모종을 만들어낸건 10년 넘게 식물을 키워온 내게 있어 아주 큰 일이었다.


예쁘게 피어나는 고추꽃과 흰민들레꽃들 덕분에 나는 굳게 닫혀있던 거실창을 열게 되었고, 하늘아래 딱딱한 건물들과 아스팔트 대신 아름다운 꽃들을 품은 탁트인 뷰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로 집콕하느라 마음과 몸이 나른해졌다면 아이들과 함께 베란다나 발코니에 반려식물 키우는 일을 시작해보는건 어떨까? 마음도 힐링이 되고, 엄마와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도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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