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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현 Oct 20. 2021

똑똑, 조직문화 계세요?

8년 차 직장인의 조직문화 입문기, 책 「조직문화 통찰」



    서점에서 책을 한 권 샀다. '조직문화 통찰'이라는 딱딱한 이름의 500페이지짜리 책이다. 이런 두꺼운 책은 대학교 전공서적 이후로 처음이다. 참고로 난 제조업에서 재경 업무를 8년째 하고 있는 회사원이다. 근데 갑자기 웬 조직문화 책?


보기보다 재밌는 책이다. 정말이다. ⓒ 광현


    얼마 전 다른 회사 인사조직에 근무 중인 지인이 술을 한 잔 걸치고 대뜸 연락이 와서는 이직 준비 안 하냐고 물었다. 같은 그룹사여서 최근에 퇴사자가 많은 우리 회사 분위기를 잘 알고 있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딱히 흥미가 없어 고민이 많다는 것도.


    지인은  성향과 지금까지 해왔던 업무  활동을 고려해볼  HR전략 어울리는  같다고 했다. 결론은 구체적인 직무야 뭐가 됐든  늦기 전에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보라는 조언이었다. 안돼도 상관없는데, 고민을 멈추지 말라고 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성취감이 컸던 기억에 남는 경험들이 몇 가지 있다. 생각해보면 하나같이 '조직문화'라는 주제와 맞닿아있는 일들이었다. 그때의 기억들이 지인의 뜬금없는 제안을 실 삼아 느슨하게 꿰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부스러기 같은 경험들이 이 분야에 대한 나의 가능성을 증명해주긴 어렵다. 내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아는 것과, 혹독한 취업시장에서 내 경쟁력을 증명하는 것은 다른 얘기다. 조금 더 확인해보고 싶었다. 조직문화라는 단어가 내 이직의 중심 키워드가 될 만큼 나에게 울림이 있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책이 '조직문화 통찰'이다. 막상 펼쳐보니 생긴 것과는 다르게 가독성이 좋고 친절한 책이어서 조직문화라는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늠하기 좋았다. 조직문화의 정의부터 한국 특유의 기업문화, 수평적 문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차이 같은 굵직한 내용들을 구체적인 연구와 이론, 사례들을 덧붙여 아주 쉽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로.

조직문화 통찰 | 김성준 | 클라우드나인 - 교보문고 (kyobobook.co.kr)


    내용을 러프하게 요약하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하면서 400페이지 정도를 읽었다. 일단 재밌다. 내가 8년 동안 몸으로 경험한 조직문화를 이론과 함께 곱씹어보는 일이 꽤나 흥미로웠다. 책을 읽다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겨 그룹사 홈페이지에 주제넘은 칼럼을 게시하기도 했다.

토스의 조직문화는 '좋은 조직문화'일까? (brunch.co.kr) 


    내가 이 분야에 경쟁력이 있는지를 떠나서 흥미 부분에서는 일단 합격.






    「책 읽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의 저자 김애리 작가님이 제안하는 독서대학이라는 개념이 있다.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30~40 정도 정해서 독서 커리큘럼을 짜고,  권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기록할 때마다 스스로 학점을 부여하는 동기부여 툴이다. 살면서  가지 주제의 책을 30 이상 읽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나만의 독서대학을 통한 '진짜 공부' 원하는 분야의 준전문가가   있다는 말이 설득력 있게 느껴졌다.


<독서대학 커리큘럼 짜기 5단계>

1. 관심 키워드를 바탕으로 목표 세우기
중심 단어를 정한 뒤, 떠오르는 키워드를 정리해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보자

2. 도서목록 작성하기
관심 키워드로 검색하거나, 평소 읽어보고 싶었던 책들, 추천 서적 등으로 구성. 서점에서 직접 살펴보고 따져본 뒤 고른다면 가장 좋다.

3. 독서 기간과 시간표 설정하기
시간과 체력을 고려해 무리하지 않게 정할 것. 쫓기거나 지루해지지 않게, 적당한 긴장감이 유지될 수 있게.

4. 구체적인 커리큘럼 작성하기
과목명을 정하고, 학점 취득 기준을 정한다. ex) 책 1권 완독 시 1점, 서평 작성 시 1학점 추가, 독서 후 실천 목록 작성 후 실천 시 2학점 추가 등

5. 학습 진행표로 체크하기
노트, 블로그, 워드, 무엇이든 자신에게 쉽고 편한 도구로 과정을 기록


    독서대학이라는 툴을 활용해 조직문화를 본격적으로 파보기로 했다.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을 참고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책과 저자에 대한 소개는 아래 링크로.

채널예스 김애리 작가 인터뷰 (http://ch.yes24.com)



1. 관심 키워드를 바탕으로 목표 세우기


주제: 조직문화

관심 키워드: 기업문화, 애자일, 수평적인 문화, 조직문화 담당자

목표: 조직문화 직무에 대한 관심 확인, 직무전환에 어필이 될 수 있는 지식 습득

Why: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업'을 발견하기 위해

How: 조직문화 관련 서적 10권 읽기


    아직 좋은 책을 가려내는 눈도 부족하고 너무 부담이 될 것 같아서 일단은 10권으로 1학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2. 도서목록 작성하기


1) 기본개념 이해하기 (2권)

조직문화 통찰 - 김성준

네이키드 애자일 - 장재웅, 상효이재


2) 자주 접하는 개념 이해하기 (4권)

두려움 없는 조직 - 에이미 애드먼슨 (심리적 안정감)

수평조직의 구조 - 김성남 (수평적 문화)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 킴 스콧 (피드백 문화)

턴어라운드 - L.데이비드 마르케 (권한 위임)


3) 다른 회사의 사례 살펴보기 (4권)

규칙없음 - 리드 헤이스팅스, 에린 마이어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 - 라즐로복

당신의 B면은 무엇인가요? - 덴츠 B팀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 이본 쉬나드


    책 목록과 커리큘럼은 조직문화 담당자로 일하고 있는 다른 브런치 작가님의 글을 참고하고, 평소 읽어보고 싶었던 책을 몇 권 더 추가했다. 다른 책으로 대체도 가능한 걸로 정했다. 꾸준한 독서가 담당자의 품격을 만든다 (이지안의 조직문화 연구소) 



3~4. 독서 기간과 시간표 설정, 커리큘럼 작성하기


수업 기간: 2021.10.16~2021.12.31 (2.5개월)

수업 시간: 주중, 주말 오전 6시 ~ 7시 30분

수업 목표: 매주 한 권씩 완독하기

수업 내용: 그날 읽은 내용 요약하고 나만의 생각 기록하기

학점 기준 (총 40학점)

    - 1권 완독 시 1학점 (10점)

    - 독서노트 빼먹지 않고 작성 시 1학점 (10점)

    - 사내칼럼/브런치 컨텐츠 발행 2학점 (20학점)



5. 학습 진행표로 체크하기

    조직문화 통찰을 읽을 때부터 개인 블로그에 비공개 폴더를 만들어서 독서노트를 기록하고 있다. 노트 겸 학습 진도 체크용으로 활용 예정이다.






    오늘 발행하는 이 글이 나만의 조직문화 독서대학 입학식이다. 브런치에는 읽은 책들의 내용과 개인적인 경험, 생각을 버무린 글들을 남기게 될 것 같다. 부디 누군가 읽을 만한 글이 되면 좋겠다.


    굳이 조직문화 담당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을 이해하고 지금의 일을 더 잘 해내기 위한 차원에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공부라는 생각이 든다. 라고 밑밥을 한 번 깔아본다. 이 여정 끝엔 뭐가 있을까? 물론 아무것도 없을 수도 있지만, 과정이 재밌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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