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기회다

나의 직장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할 때

by 광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직장 내에서 개인의 가치를 존중받고 싶어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제의 시행에 코로나 대유행까지 겹치면서 사회적으로도 집단 보다는 개인의 가치에 더 힘을 실어주는 모습인데요.


많은 회사들이 수평적인 분위기, 워라밸과 같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구성원은 집단에 그저 적응하고 헌신해야 하는 존재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개인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문화는 주위 환경으로부터 허용 받기 어려운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 사진 = 네이버 뉴스 >


저는 회사와 개인이 유례없이 대등한 관계에 놓여있는 지금이 우리가 조직의 문화를 왜곡없이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집단의 가치가 절대적으로 우세했던 과거의 직장문화 속에서 개인은 ‘나’를 지켜내기에 바빴습니다. 하지만 사회가 개인의 가치를 절대적으로 지지해주고 있는 지금은 전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눈으로 회사의 문화를 바라볼 수 있는 나름의 여유가 생겼죠.


이제는 기업이 오랜 시간 만들어온 문화와 교훈까지도 '라떼'나 '꼰대'같은 단어들로 묶어서 쉽게 폄하하기 보다는, 그 안에 내가 동의할 수 있는 신념과 가치가 내재되어 있는지 한 번쯤은 진지하게 들여다보려는 시도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글을 쓰던 중에 저희 회사 로비에서는 창업주의 추모 전시가 열렸습니다. 따로 시간을 할애해서 여러 번 걸음을 멈춰가며 전시된 모든 사진과 글귀, 영상들을 관람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는 이런 이야기에 신경 써서 귀 기울여본 적이 없었습니다. 너무 솔직한 얘긴지 모르겠지만 왠지 세뇌당하는 것 같아서 싫었거든요.


하지만 이번에는 제가 몸담고 있는 이 회사가 어떤 신념 위에서 태동했는지, 조직이 지난 수십년간 성공을 경험하며 꾸준히 강화해온 문화와 가치는 무엇인지 진지하게 살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주는 울림이 있는지 스스로 물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본 적 없었던 저에게는 어색하고 어설프지만 의미 있는 시도였어요.


ⓒ 광현


회사에 변화를 요구하는 일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연봉과 워라밸로 대표되는 외재적인 보상에만 치우치거나 잘나가는 IT기업의 문화를 기준으로 삼는 모습이기 보다는, 조직의 고유한 문화가 가진 가치를 회사가 설득력 있게 제시하도록 만드는 데에 무게가 실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가치 아래에 자율적으로 모인 구성원들이 회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문화가 수단이 아닌 전략으로서 기능하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조직문화’라는 단어를 바라보는 관점부터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인이 겪는 여러가지 현실 앞에서 오늘 제가 드리는 이야기가 공허하게 들릴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문화에 대한 이해가 상대적인 것처럼, 삶에서 일과 직장이 갖는 의미도 개인이 처한 맥락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요.


그래도 한 번쯤은 같이 고민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내 안의 내재적인 동기와 회사의 문화가 지향하는 가치를 끊임없이 견주고, 필요한 목소리를 내고, 접점을 찾아보는 과정 끝에, 내가 기꺼이 동의하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조직문화를 만나는 경험을 우리 모두가 해볼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 누구도 아닌 철저하게 ‘나’의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해서 말이죠.


저 역시 그 과정 중에 있습니다. 말처럼 쉽지 않은 이야기지만 직장에서 단순히 복지, 소통행사, 조직진단과 같은 피상적인 단어들로만 받아들여지기 쉬운 조직문화라는 주제를 새롭게 바라보려는 노력을 한 번쯤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지금이 정말 좋은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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