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절대주의와 상대주의
이쯤에서 질문을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토스의 문화는 ‘좋은 조직문화’인가요? 그들의 문화와 성공 스토리를 듣고 나면 ‘나도 저런 회사에서 한 번 일해보고 싶다’라거나, ‘우리 회사도 저렇게 되면 좋겠다’같은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하지만 토스의 내부 사정은 그렇게 단순한 것 같지 않은데요. 토스의 전현직 직원들은 회사의 문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봤습니다. 블로터의 2021년 5월 기사를 참조했어요.
[기업직썰]토스 직원들 “연봉 높지만…워라밸 어렵고 동료 눈치까지” (bloter.net)
<긍정 코멘트>
- 직원이 마음껏 업무적으로 시도하고 과감한 도전을 해볼 수 있도록 회사가 서포트 함
-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해준 회사
- 국내 탑 연봉을 경험할 수 있다 (전 직장 대비 최대 1.5배 계약)
- 다 쓸 수 없는 무제한적 복지 (무제한 연차/재택근무, 식대/야근교통비 100% 지원, 1억 무이자 대출)
- 복지가 정말 좋은데 그것보다 더 좋은 건 함께 일하는 팀원들이 최고
<부정 코멘트>
- 워라밸이 가장 중요한 사람에게는 최악의 직장이 될 수 있음
- 새벽 내내 슬랙이 울리고 답변해야만 하는 환경 (슬랙: 토스 사내 메신저)
- 자율적으로 몰입해서 일한다는 홍보영상 보면 헛웃음 나옴
- 주변 사람 눈치를 보게 만들어서 피로도가 높음 (개인고과가 없는 대신 동료평가 존재)
- 태어나서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한 최초의 직장 (함께 일하기 어려운 동료로 세 번 찍히면 퇴사 권고
※ 동료평가 제도는 2021년 11월 부로 폐지되었습니다.
아주 적나라한데요. 장점이 명확하지만 적응이 어려워 불만을 토로하는 직원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회사도 이런 반응을 모르는 게 아닙니다. 이승건 대표는 토스가 뾰족한 지향점이 있는 기업인만큼 그들이 일하는 방식과 문화에 동의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회사의 비전에 절실하게 공감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달려가는 그들의 방식에 동의하는 사람만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이라는 것이죠.
“토스 팀에서 일하는 방식이나 문화는 모든 사람에게 맞는 방식의 문화는 아니거든요. 훌륭한 동료들과 일하는 데에서 자극을 받고, 시장에 혁신을 만들고, 동료들로부터 존경받는 그런 것들이 직업적인 안정성을 갖고 안락하게 살고 큰 퇴직금을 받으며 다닐 수 있는 그런 직장생활보다 훨씬 더 가치가 큰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 스타트업 미디어 EO 인터뷰 중 (2018)
문화를 이해하는 두 가지 관점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 간에 우열이 존재한다고 보는 절대주의와, 모든 문화는 고유하고 우열을 가릴 수 없다고 보는 상대주의인데요. 조직문화 연구가인 에드거 샤인은 문화 우열론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은 옳은 문화와 옳지 않은 문화, 또는 우등한 문화나 열등한 문화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조직이 어떤 문화를 추구하고 주위 환경이 어떤 문화를 허용하는가에 따라 바람직하거나 그렇지 못한 문화로 결정될 뿐입니다.”
누군가는 토스를 꿈의 직장이라고 얘기하지만, 누군가에겐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불행한 직장이기도 합니다. 특정 기업의 문화를 좋다, 나쁘다 정의하긴 어려울 것 같은데요. 시대적인 필요와 사회 보편적 가치로부터의 허용, 그리고 조직의 고유한 문화에 동의하는 내부 구성원들의 지지가 뒷받침되어서 성장하고 생존하는 문화와 그렇지 못한 문화가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