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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현 Jun 04. 2022

너의 말들 1

다섯 살 아이의 세상_2022년 4, 5월



     육아에 있어 황금 같은 시간이 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는 말 하나하나가 너무 재밌고 신기한 다섯 살. 아마도 지금만 할 수 있는 그런 말들이 흘러가버리는 게 너무 아쉽다.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핸드폰에 기록해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네. 지난 두 달간 적어두었던 몇 마디를 옮긴다.



#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아이가 묻는다.

아이 : 아빠, 사자가 우리 집에 들어오면 어떡해?

나 : 너는 어떡할 거야?

아이 : 꼭꼭 숨어야지!

나 : 어디 숨을 거야?

아이 : 냉장고에

나 : 거긴 좀 춥지 않을까?

아이 : 이불을 가지고 가면 되지!


아하...!!




# 어느 주말, 창밖을 보면서

아이 : 아빠, 오늘 날씨는 어떻대?

나 : 응, 하루 종일 비가 온대. 근데 지금은 안 오네?

아이 : 아, 비를 가지러 갔나 봐!

나 : 누가, 구름이? (아빠 미소)

아이 : 응, 구름이! 비를!




# 노트북 화면 한 귀퉁이의 작은 사진을 보며

아이 : 아빠, 아빠는 눈이 커서 작은 게 잘 안 보이지?

           나는 눈이 작아서 잘 보이는데~


아들아, 상관은 없지만 아빠 눈도 작아... 많이...




# 엄마, 아빠에게 애정표현 중

아이 : 아빠는 이만큼 좋아 (손가락 3개)

           엄마는 이만큼 좋고 (손가락 5개)

나 : 로건아, 아빠 맨날 놀아주는데 그것밖에 안돼?

       손가락 4개 정도는 돼야지~

아이 : 아니야, 이만큼만~ (손가락 3개)

           아빠, 이것도 적은 거 아니야~


그렇구나...




# 어느 평일 저녁, 식사 기도를 하면서

나 : 하나님, 우리 가족들 건강을 지켜주시고

       주말 동안 행복한 시간 보낼 수 있게 해 주시고

       (주절주절…)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아이 : (심각한 얼굴로) 하나님이 다 이해했을까?




# 나들이 가는 차 안에서

아내 : 하늘이 너무 예쁘다~!

아이 : 그러게~ 하늘이 바다 같다!

          밑으로 쏟아지겠다!

아내와 나는 동시에 엄빠 미소 :)




# 아이가 변기에 앉아 볼일을 보다가

아이 : 아빠, 똥 색깔 바꿔주는 기계가 있어. (?)

           나 혼자서 그거 해봤어. (??)




# 시골길을 지나다가 밭에 놓인 경운기를 보면서

아이 : 어, 작은 포크레인이네? 히히





6월 한 달도 잘 부탁해 사랑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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