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가(勞動歌)
보통 대화를 할 때 가족에 대한 욕은 보통 금기시한다. 대화에서 각자의 가족에 대한 욕은 넘지 말아야 할 암묵적인 선 같은 것이다. 사람들과 근무시간 동안 끊임없이 부대껴야 하는 회사사람들과의 관계에도 물론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회사라는 맥락에서 각자가 지켜야 할 선은 일상생활에서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다. 회사에서는 모든 구성원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각자의 영역을 가지게 된다. 개인이 가지는 영역의 한계는 명확하고 그 한계를 구분 짓는 선은 국경만큼이나 엄격하다. 보통 이 영역을 업무분장이라고 부르고 업무분장은 온전하게 그 사람이 책임져야 하는 영역이자 다른 사람이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다른 나라 국경을 넘을 때 엄격하게 국경 심사를 받고, 실수로라도 다른 나라의 국경을 넘는 것은 용납이 되지 않는 것처럼 타인의 업무에 관여하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일이다. 까딱하면 국가 간 전쟁이 일어나는 것처럼 타인의 책임과 권한에 관여하는 일은 종종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책임을 동반하지 않는 참견과 말은 다른 나라의 국경을 무단으로 넘는 것과 같다. 그래서 보통의 경우 강한 권한을 지닌 사람에게는 그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고, 입지가 없거나 만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런 일을 당하기 쉽다. 힘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국경을 넘는 부당한 일을 당하더라도 뭐라고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조언이라는 가면을 쓰고 일어나는 이런 부당한 영역침범은 단순히 침범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타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본국으로 송환되어서 무죄판결을 받는 유명 범죄자들처럼 그들은 조언이라는 이름으로 일의 방향을 틀어놓고 아무런 책임 없이 본인의 영역으로 돌아가버린다. 그리고 일이 틀어졌을 때 본인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혀를 차면서 본인의 조언대로 일을 진행한 당사자를 탓한다. 회사에서 타인에 대한 조언은 명백한 영역침범이고 일종의 범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