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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수 Jun 21. 2020

누군가를 위해 일한다는 기분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이 오직 나 하나만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살아왔습니다. 뭘 하든 뭘 먹든 뭘 보든 언제나 내가 그 중심에 있었죠. 누군가를 위해, 어떤 종교를 위해, 내 나라를 위해, 내가 뭘 해야한다는 생각은 잘 안했습니다. 안했다라기 보단 못했다는 게 맞겠네요. 나를 위하는 일이 곧 다른 모든 것들을 위한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생각이란 게 항상 변하기 마련이잖아요.
서서히 나도 모르게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어느 순간에 강하게 느끼고 바뀌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일이 밀려 정말 오랜만에 주말 출근을 하게 됐습니다. 엘리베이터까지 따라나와 인사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런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일이 나의 일이기도 하지만 저 얘들을 위한 일일 수 있겠구나, 나를 돌보지 않고 저 애들만을 위해 살지는 않겠지만, 나와 저 애들 모두의 행복을 위해 일한다면 더 좋을 수 있겠구나. 나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아내를 위해, 가족을 위해, 친구를 위해 일하는 마음이 나에게 더 큰 에너지를 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확장해서 생각해보면 '일을 맡겨 준 의뢰인의 미래를 위해, 종교를 위해,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은 또 다른 차원의 에너지를 주는 일이겠구나' 라는 생각에 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의 전제는
'나를 최우선으로 일한다는 원칙'을 깨지 않는 거겠죠.
새벽까지 일을 놓지 못하고, 주말 아침에 나왔지만
오직 나를 위한 일이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일한다는 생각이 드니 혼자 일하지만 여럿이 힘을 보태주고 있다는 기분에 피곤함이 전혀없습니다.

누군가를 위한다는 기분은 이런 거군요.
이 좋은 에너지를 처음 느껴 보는 아침입니다.

#씽킹브릭
#내가아니라누군가를위해일한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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