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말은 노래 가사에서 너무 흔하게 쓰인다. 대중가요에서 압도적인 비율로 많은 주제다. 이 정도면 지겨울 만도 한데 주제는 그대로 하고 표현만 바꿔 무한 변주되고 있다. 사랑 말고도 할 얘기가 얼마나 많은데 허구한 날 사랑타령이라니. 주제의 단조로움이 매번 아쉽다. 역사에 대해, 과학에 대해, 정치에 대해, 문화에 대해 얼마나 할 얘기들이 많나. 하지만 이렇게 사랑이라는 주제가 지겹도록 불린다는 건 그만큼 사람들에게 사랑에 대한 목마름이 크고, 삶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방증이 아닐까.
비즈니스 세계에 있어 브랜딩이란 말은 이제 대중가요에서의 사랑 같은 존재가 돼 가는 듯하다. 흔함을 넘어 닳고 닳은 익숙함이 있다. 때론 지겹고 질려버려 쓰고 싶지 않은 단어기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브랜딩이라는 이 세 글자가 이렇게 회자되고 강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뭘까? 그만큼 브랜딩 활동이 비즈니스의 생사에 깊은 관련이 있기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중요도와는 별개로 브랜딩에 대해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20년 가까이 브랜딩의 현장에 있었던 나도 사실 여전히 브랜딩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렵다. 브랜딩이라는 단어 자체는 너무 익숙하지만 그걸 해나가고 구축해 가는 일련의 과정들은 매번 낯설기까지 하다. 하나의 기준이나 공식을 대입해서 풀어낼 수 없는 경우가 훨씬 더 많으므로 새로운 브랜드를 접할 때마다 재해석하고 새로운 방법론을 고안해내야 한다. 브랜드가 처한 상황과 상태가 모두 다 다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러한 경우는 사랑을 할 때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사랑 노래가 그렇게나 다양한 레퍼토리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사랑이라는 게 상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상대에 따라 각자 겪었던 사랑의 방식도 차이가 났을 것이다. 사랑의 정의도 상대에 따라 변하고 표현 방법도 달라졌음은 물론이다.
사랑에는 항상 사랑을 쏟을 상대가 존재한다. 브랜딩 활동 또한 그걸 수신할 대상인 고객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사랑과 브랜딩은 매번 달라진다는 상대와 대상으로 인해 조건이 변화무쌍할 수밖에 없다. 웬만해선 잡히지 않고 알아채기도 쉽지 않다. 단기간에 심도 있게 파악하기도 어렵다. 진도를 나가는 데는 순서와 과정도 필요하다.
사랑과 브랜딩이라는 단어를 한번 살펴보자. 사랑의 ‘ㅇ’과 브랜딩의 ‘ㅇ’은 울림이 있다. 단어 바로 뒤에 마침표가 찍히는 게 아니라 ‘ㅇ’의 모양처럼 멈추지 않고 굴러가는 기분이다. 사랑과 브랜딩이라는 단어 자체에 울림과 진행의 의미가 느껴진다.
좀 거창하게 말하자면 '브랜딩은 사랑해 가는 것'이 아닐까. 브랜드가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이 브랜딩이니까 말이다.
스스로를 브랜딩하는 33가지 방법이 담겨있는 <일인 회사의 일일 생존 습관>에서도 위와 유사한 맥락의 글을 읽어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