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뇌가 리셋된다면?
치매를 피하는 방법
생을 마감하기에 가장 안타까운 질병은 어떤 것일까? 개인적으로 치매라고 생각한다. 치매는 뇌 속의 모든 정보를 리셋하기 때문에 내가 가장 피하고 싶은 질병이다. 중증 치매에 걸리면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았는지 잊어버리고 가장 소중한 존재인 배우자와 자식마저 못 알아본다. 심지어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로 떠나는 삶은 절대 살고 싶지 않다.
치매는 정상적으로 성숙한 뇌가 후천적인 질병이나 외상에 의해 손상, 파괴된 상태로 인지기능과 고등 정신기능이 떨어지는 복합적인 증상을 말한다. 노년기에 주로 생기며 심장병, 암, 뇌졸중에 이은 4대 주요 사인이다. 치매를 일으키는 질환은 90여 가지에 이르고 약물이나 알코올 및 뇌손상 후의 치매도 있다. 기억력을 비롯한 지능, 학습, 언어 등 인지 능력이 감소하여 점차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고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는 어린아이와 같은 상태가 된다.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를 이야기할 만큼 인간의 기대수명이 점차 길어지고 있다. 인구통계학자들은 21세기 동안 수명이 126세까지 늘어날 확률이 89%이고, 약 3%는 132세까지 살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평균 수명이 100세 이상이라면 은퇴 후의 삶이 수십 년이나 된다는 얘기다. 길고 긴 노년기를 잘 보내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뇌 건강이다. 나이가 들어서 아무리 건강하고 왕성한 활동을 하는 사람일지라도 치매에 걸리면 아무 소용이 없다.
치매의 위험을 인생 2막을 통해 극복한 사례가 있다. 70대의 나이에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된 박막례 할머니 이야기다. 박할머니는 치매를 조심하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고 자매들과 호주 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그 여행기를 손녀가 편집하여 유튜브에 올린 것이 대박을 쳐서 구독자 133만 명을 거느린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치매를 조심해야 했던 평범한 할머니가 이제 치매와는 전혀 상관없이 매우 핫한 크리에이터의 삶을 살고 있다.
치매를 피하려면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박막례 할머니 사례가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물론 평범한 사람이 파워 인플루언서가 되기란 매우 어렵다. 대신 인생을 즐기면서 타인과 교류하고 소수의 몇 사람에게라도 영향력을 미치는 삶을 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사람을 통해 그 가치를 실현할 때 행복을 느낀다. 박 할머니가 거침없는 입담과 솔직함으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팬들의 사랑으로 뇌 건강을 되찾은 것처럼 말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회생활의 반경이 좁아지고 고립된 삶을 사는 경우가 많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친구가 많은 필자의 어머니도 70대 중반에 항암 수술과 치료를 받고 나서는 주로 집안에만 머무르신다. 나가는 것이 귀찮고 힘들며 사람 만나는 것도 싫어졌다는데 딸의 입장에서 매우 안타깝다. 장수의 비결이 사회생활과 운동, 소식 등으로 알려진 만큼 나이가 들수록 적당한 사회생활과 타인과의 교류, 자기 관리는 필수이다.
지금껏 그런 삶을 살지 않았다고 해도 염려할 필요는 없다. 다행히도 뇌에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 있어서 변화와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뇌가 경험이나 자극, 환경에 의해 변화한다는 의미다. 최근 연구에서는 신경가소성이 생애 전반에 걸쳐 지속되며 인생의 후반부에도 나타난다고 밝혀졌다. 나이에 상관없이 새로운 운동을 하거나 제2 외국어를 배우면 뇌에 더 많은 신경망이 형성된다. 인간은 배움으로써 계속 성장하고 죽을 때까지 건강하고 똑똑한 뇌를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나는 70대에 모델이 되는 꿈을 갖고 있다. 40대인 지금도 끊임없는 노력으로 복근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은 평범해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앞으로 30년 동안 지금처럼 즐겁게 강의하고 글을 쓰면서 관리하면 멋진 실버 모델이 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실천하는 사람의 뇌는 절대 멈추거나 되돌아가지 않는다. 꿈이 있는 사람, 성장하는 사람의 뇌는 리셋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