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류작가 강은영 Nov 18. 2021

(칼럼:두뇌유형) 배려의 아이콘, 천사의 뇌를 아십니까

"저는 다른 사람 배려를 잘해요. 그래서 제대로 말을 못 하고 참다 보니 괴롭고 잠 못 들 때가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제 실시한 감정코칭 학부모 연수에서 나온 질문이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이분의 두뇌유형이 감성 우뇌형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평화를 사랑하기 때문에 타인을 배려하고 분란을 만들지 않는 일명 '천사의 뇌'이다.


앞선 칼럼에서 4가지 두뇌유형을 살펴보았는데 그중 이성보다는 감성이, 좌뇌보다는 우뇌가 발달한 감성 우뇌형이 있다. 사람을 가장 중요시하기 때문에 항상 남을 배려하고 싸움, 갈등을 피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남에게 상처를 주기 싫어해서 모진 말을 못 하고 참느라 정작 자신은 힘들다. 그래서인지 착하다는 말이 듣기 싫다.


감성 우뇌형은 감정이 풍부하고 타인의 감정에도 민감해서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지인이나 수강생 중에 우울 증세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유형이다. 대인 관계가 넓고 친구가 많은 편이라 어딜 가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지만 관계가 복잡하게 얽힐수록 본인은 힘들 수 있다. 사람이 가장 중요해서 상처 주는 걸 싫어하는데 그로 인해 자신이 상처받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감성 우뇌형인 한 30대 여성은 자신을 항상 웃는 배려의 아이콘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본인은 병원 치료까지 받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괴로워했다. 남들과는 그럭저럭 지내는데 가족인 남편과 친정어머니한테 받은 무수한 상처로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때 그 말을 해야 했어, 내 마음도 모르면서 나한테 왜 그럴까?'라며 밤마다 몸서리쳤다고 한다.


"상대방 염려하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을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본인이 죽어요!" 안타까운 마음에 격한 표현을 써가며 상담을 했다. 그런데 감정이 치밀어 오르면 사고가 정지되어 어떤 말도 할 수 없다고 한다. 어쩌면 그녀의 배려는 자발적인 게 아니라 어찌할 수 없어서 참다 보니 그래 보였던 건 아닐까? 그녀에게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관찰할 수 있는 감정일기를 딱 한 달만 써보라고 권했다.       


한 달 후,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다. 드디어 감정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상황을 이성적으로 보는 힘이 생겼다고 한다. 감정에 휩쓸리지 않자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됐을 때 또박또박 생각을 정리해서 할 말을 하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남편과 친정엄마는 그런 모습에 깜짝 놀라면서도 그동안 몰랐다며 미안하다는 사과를 했다.  


감정 조절이 가장 어렵다는 말은 감정 조절만 잘하면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감정은 조절하고 통제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바라보고 인정하고 보듬어 주어야 한다. 인간에게 수많은 감정이 드는 건 당연하다. 부정적인 감정이 대부분인 것도 뇌의 부정적 편향성* 측면에서 보면 극히 자연스럽다. 이것을 인지하기만 해도 자신의 감정을 대하는 무게감이 덜어질 것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을 가장 중요시하는 당신! 사람 때문에 흔들리거나 상처 입지 말고 나와 맞는 사람, 나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과의 관계에 집중해보면 어떨까? 인연을 끊을 수 없는 가까운 사람으로 인해 힘들다면, 한 발짝 떨어져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고 당시의 생각과 기분을 기록해보는 감정일기를 써보자.


수시로 자신의 기분을 떠올린 사람들의 행복감이 훨씬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감정일기를 쓰면 수시로 그날의 기분을 떠올릴 수 있다. 울며 겨자 먹기가 아니라 진정한 배려의 아이콘, 행복한 천사의 뇌로 거듭날 당신을 응원한다.       


 


*용어 설명-뇌의 부정적 편향성: 우리가 하는 생각과 감정 대부분은 부정적인데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감정과 사건이 훨씬 강하게, 오래 기억되기도 한다. 뇌가 부정적인 것에 편향되어 있다는 말이다. 이는 생명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본능에서 비롯되었는데 원시 시대에는 뭘 보던 의심하고 두려워해야 안전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심, 두려움, 불안, 우울, 걱정 등은 당연한 감정이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강은영 칼럼니스트는 국제뇌교육대학원 석사를 취득한 국가공인 브레인 트레이너이다. 일류두뇌연구소 대표이자 온라인 프로그램 ‘체인지U 스쿨’을 운영 중이다. 뇌교육과 부모교육 전문강사로 15년 동안 교육 및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글쓰기, 책쓰기, 습관코칭, 감정코칭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다양한 강의와 저술 활동으로 뇌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여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알리는 중이다. 저서로는 『일류두뇌』 『당신의 뇌를 바꿔드립니다』 등이 있다.


이 글은 한국강사신문 칼럼으로 실렸습니다

http://naver.me/FYUR3RHB

매거진의 이전글 (칼럼)두뇌유형:완벽주의자의 고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