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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류작가 강은영 Nov 07. 2021

뭐든지 잘하기 위한 비결 다섯 가지

스피닝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났다. 같은 동에 사는 동생이랑 함께 다니는데 거의 내 뒤에 앉아서 운동을 한다. 어느 날 동생이 말했다. "언니는 어떻게 선생님보다 더 잘 탈 수가 있어? 나는 항상 언니를 보고 해" 물론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인걸 알지만 진짜로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열심히 즐겁게 운동한 것이 엄청난 실력자로 보이게 했나 보다.  


나는 무얼 할 때 일단 잘해야 재미가 있다. 안 되는 걸 오랫동안 해내는 끈기가 부족해서 잘 안되면 중도에 때려치운다. 그래서 처음 시작할 때 일단 잘하기 위해서 애를 쓴다. 공부를 할 때도 처음 강의를 하고 책을 쓸 때도 하다못해 운전, 수영이나 악기 등을 배울 때도 그냥 대충 하지 못한다. 덕분에 뭘 하든지 단숨에 에이스로 등극한다. 처음부터 전문가가 될 수는 없겠지만 초보인데도 꽤 그럴싸하게 하는 비법이 내게는 있다.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될까? 첫째, 잘하는 사람을 그대로 따라 하면 된다. 그 사람이 하라는 대로 하면 된다. 뭐든지 처음에는 모방에서 시작한다. 내가 잘하는 게 바로 모방이다. 스피닝을 처음 탈 때도 강사의 동작을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 넣기를 했다. 동작을 최대한 크고 힘 있게, 빠르게 움직이길래 그렇게 하려고 애를 썼다.


둘째, 잘할 때까지 매일 연습을 한다. 스피닝을 한 달 정도 매일 타자 마치 몇 년 탄 사람처럼 잘 탈 수 있게 되었다. 수영을 배울 때는 아침, 저녁으로 수영장엘 갔다. 게다가 머릿속으로 계속 안 되는 동작을 떠올렸다. 우쿨렐레를 배울 때도 매일 한 시간 이상 연습하고 수시로 에어 기타 치듯이 허공에서 손을 움직였다. 생각하지 않아도 저절로 몸이 움직이도록 하는 거다.      


셋째, 맨 앞자리를 사수한다. 선생님 바로 코 앞, 한가운데에 앉는다. 선생님의 눈을 마주치고 말을 경청한다. 필기할 때나 직접 해볼 때를 빼고 눈을 떼지 않는다.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눈빛으로 레이저를 쏘면 교육자는 대부분 날 보면서 계속 말을 한다. 뭘 하든 뒤에 있으면 산만하다. 다른 사람의 옷차림, 헤어스타일, 움직임이 신경 쓰인다. 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가 보여서 나한테 집중이 잘 안된다.  


넷째, 모방의 마지막 단계는 창조이다. 사람은 각자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흉내를 내도 그 사람과 똑같이 되기가 어렵고 그럴 필요도 없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내야 한다. 첫 번째 책을 쓸 때, 기획은 어렵지 않게 했는데 글쓰기가 가장 두려웠다. 한 번도 글을 제대로 써본 적이 없고 교육을 받아본 적도 없어서다. 이 때도 나의 모방 실력 덕분에 위기를 모면했다.


글쓰기에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지 않은 이상 처음 글을 쓰는 사람은 타인의 글을 모방해야 한다. 유명한 작가나 글의 구조와 어휘, 문체 등을 흉내 내면 제법 글다운 글을 쓰게 된다. '나도 이 사람처럼 글을 쓰고 싶다' 하는 모델을 골라 필사를 했다. 두세 권을 하라고 했지만 한 권을 끝내기도 전에 감이 왔다. 나는 늘어지거나 감정이 과한 글, 불필요한 말이 들어간 글을 보면 읽기가 싫다. 내 성격처럼 짧고 군더더기가 없는, 확실한 어조의 글을 좋아한다. 강원국, 김상운 작가의 글이 그렇다. 그들의 글을 읽고 따라 쓰며 나만의 문체를 만들어 냈다.        



다섯째, 마지막으로 미쳐야 한다. 좋아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어떻게 될까? 하루 종일 그 사람만 생각하게 된다.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설렌다. 드디어 내가 미쳤나? 싶을 정도로 빠져든다. 비단 사람뿐만이 아니다. 공부든 운동이든 취미 생활이든 잘하려면 어느 정도 미쳐야 한다. 미쳐 있으면 아무도 말리지 못한다.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하고 하루 종일 생각한다. 나는 잘 미친다. 남편이 또 시작이군! 할 정도로 그동안 이것저것 잘도 미쳤다.


이 마지막 비결이 초보자를 넘어 실력자, 전문가로 가는 열쇠이다. 요즘 나는 몸만들기와 글쓰기, 두 가지에 미쳐있다. 잘하는 사람을 따라서 매일 연습하고 나만의 스타일도 만들어 냈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지만 아직 많이 부족해서 더 잘할 때까지 미친 듯이 하고 또 한다. 운동은 하루에 2~3시간, 글쓰기는 3~4시간을 한다. 몸과 정신, 두 가지를 동시에 갈고닦는 중이다. 


뭐든지 처음 시작할 때 이 다섯 가지를 적용하면 잘할 수밖에 없다. 하다 보면 그리 힘든 일도 아니다. 뭘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고 잘해서 무엇하랴? 하는 사람은 그렇게 살면 된다. 인생의 경험이 쌓일수록 '꾸준함이 답이다'라는 말이 가슴에 콕 박힌다. 꾸준히 하려면 일단 잘해야 한다. 스피닝 선생님이 내가 맨 앞에서 탈 때와 안 나올 때 수업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고 하셨다. 게으름을 피우고 싶어도 수업 분위기를 위해서 나가줘야 한다. 이러니 꾸준히 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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