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류작가 강은영 Jan 02. 2022

(칼럼) 새해에는 작심삼일과 멀어질 수 있을까?

작심삼일에서 벗어나는 세 가지 방법 

이 글은 <한국강사신문> 칼럼으로 실렸습니다

"내년에는 다이어트해야지!" 

"나는 영어 공부할 거야!"

연말에 만난 지인들에게 새해 목표와 계획을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얼마 안 가 흐지부지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안타까웠다. 


나의 새해 목표는 세 가지가 있다. 먼저, 책 두 권을 더 발간하는 것이다. 새벽에 글 쓰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회원들과 함께 공저를 쓰고 단독으로도 한 권 출간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또 남편과 커플 바디 프로필을 찍는 것이다. 남편이 원하지 않아서 아직 합의는 안됐지만 나이가 더 들기 전에 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올해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달을 기준으로 월수입 2배 늘리기가 있다.    


지인들과 내 목표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내가 세운 목표는 매우 구체적이고 명확하다. 우리 뇌는 가장 복잡한 신체 기관이지만 단순, 명쾌한 것을 좋아한다. 바라는 바가 명백하고 확실해야 뇌가 헤매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또한 달성 여부를 수시로 체크할 수 있고 목표만 들어도 어떻게 계획을 세워서 이뤄낼지 궁금증이 생긴다. 반면 지인들이 목표로 한 다이어트와 영어 공부는 모호하고 광범위하다.  


많은 사람이 새해 계획을 세우지만 실천하고 이뤄내는 사람은 소수이다. 이번만큼은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으려면 다음의 세 가지를 염두해 보자. 첫째, 구체적이면서 실현 가능한 목표와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다이어트를 한다면 언제까지 어떤 방법으로 몇 kg을 감량할지, 체지방 몇 %를 줄일지 목표를 세워야 한다. 영어 공부도 회화를 할지 읽기나 쓰기를 할지, 언제 어떻게 공부할지 명확한 목표와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실현 가능성이 커진다. 단지 생각만 하지 말고 종이에 적어서 실천 여부를 체크하는 것도 잊지 말자.   


둘째, 욕심내지 않고 작은 것부터 시작한다. 뇌는 '신경 가소성(neuro plasticity)'*이라는 변화의 속성과 변화하지 않으려는 속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변하지 않으려는 속성 때문에 우리가 변화하려고 목표를 세워도 이뤄내기가 어렵다. 뇌는 체중의 단 2.4%만 차지하지만 신체가 필요한 에너지 중 25%를 소모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최소화하려고 한다. 따라서 변화를 시도할 때는 에너지 소모를 줄임으로써 뇌의 저항을 최소화해야 한다. 


잡코리아에서 실시한 2022년 새해 계획 TOP 5에서 1위를 차지한 다이어트를 예로 들면, 갑자기 탄수화물을 끊고 안 하던 운동을 무리해서 할 경우 에너지 소모가 커져서 뇌의 저항이 증가한다. 대신 밥양이나 식사 횟수를 줄이고 간식 또는 야식을 끊거나 하루 10분 간단한 운동으로 시작해서 서서히 운동량과 시간을 늘려가야 한다. 매일 꾸준히 지속해야 하는 습관에 있어서 과욕은 절대 금물이다. 


셋째, 새로운 뇌 회로가 생겨서 저절로 될 때까지 실천한다. 새로운 습관을 만들려면 초기에 의식적으로 생각과 행동에 변화를 주어야 하는데, 이는 곧 뇌 신경망의 변화를 의미한다. 뇌는 외부로부터 들어온 정보를 백조 개 이상의 신경망을 통해 처리하는데 생각과 행동을 반복하면 굵은 신경망들이 생긴다. 뇌 회로가 굵어져야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익숙한 습관이 된다.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보다 뻥 뚫린 고속도로에서 운전하기가 훨씬 편한 것처럼. 


앞선 칼럼에서 작심삼일과 멀어지려면 작심삼일이 대부분에게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부터 인지해야 한다고 했다. 내가 의지가 약해서 매번 새해 계획이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면 부담이 줄어들어 다시 시작할 힘과 용기가 생긴다. 더불어 위의 세 가지 방법을 따라 한다면 여러분의 새해는 이전과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천재와 바보는 한 끗 차이라고 했던가. 단무지라는 은어는 상대방을 비방할 때 쓰는 말인데 단순, 무식, 지랄은 작심삼일과 멀어지기 위해 꼭 필요한 자질이다.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계획을 세워 습관이 될 때까지 실천하는 것이다. 바쁘고 복잡한 당신, 새해에는 뇌를 잘 써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려면 단무지 정신을 가져보자!     


*용어 설명: 신경 가소성(neuro plastacity): 플라스틱이 열을 받으면 성질이 변한다는 의미에서 따온 용어로, 뇌가 경험이나 자극, 환경에 의해 변화한다는 뜻이다. 신경 가소성에 따르면, 뇌는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평생 변화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21세기 뇌과학이 밝힌 가장 위대한 결과물로 평가되고 있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강은영 칼럼니스트는 국제뇌교육대학원 석사를 취득한 국가공인 브레인 트레이너이다. 일류두뇌연구소 대표이자 온라인 프로그램 ‘체인지U 스쿨’을 운영 중이다. 한국뇌과학연구원에서 발행하는 잡지 『브레인』의 칼럼도 쓰고 있다. 뇌교육과 부모교육 전문강사로 15년 동안 교육 및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글쓰기, 책쓰기, 습관코칭, 감정코칭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다양한 강의와 저술 활동으로 뇌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여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알리는 중이다. 저서로는 『일류두뇌』 『당신의 뇌를 바꿔드립니다』 등이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칼럼) 작심삼일은 뇌과학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