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제약회사 직장인 성장기
첫 직장생활을 되돌아보니 힘들었던 순간들도 많았지만 그렇다고 꼭 나쁜 순간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년동안은 내 직장안에 함께 소속되어 있는 사람들보다는 소위 '고객'이라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훨씬 많다 보니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을 겪어보았고 한 가지 얻은 것이 있다면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나 나름대로 category화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는 점이다.
물론, 이 능력에는 사람의 단면을 보고 섣불리 판단해 버릴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아무튼, 한 번은 내가 당신의 손녀 딸 정도의 나이였던 것 같다. 손녀딸 까지는 아니고 조카? 정도의 나이었을 법 한데, 학교를 갓 졸업한 신입사원이 고군분투하는게 마음에 안쓰러웠는지
점심을 사주신다고 하셨다.
아마 자주 가는 근처의 단골집인 것 같은데, 주인이 알아보면서
"오셨어요?" 라고 하니
"네 손녀딸하고 같이 왔어요~" 라고 얘기했다.
그냥 그 순간 정글 한 가운데 떨어져서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한 내 마음에
조금은 따스한 손길이 닿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되기 까지는 정말 사소하지만 수많은 노력들이 있었던 것 같다.
결국 영업이라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데
작은 선호, 취향 파악은 기본인 것 같다.
커피 중에 뭘 선호하는지 아니면 과일 주스를 먹는지 등등 부터
책을 낸 경우에는 서점에 깔리는 날을 출판사에 전화해서 알아봐서
서점에 깔리는 그 날, 직접 사서 싸인을 받으러 간 적도 있었다.
큰 노력이나 돈이 드는게 아니지만 이런 섬세한 행동들이 차곡차곡 모여 관계를 두텁게 하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동시에 귀찮아서 등등 다양한 이유로 실천하기 어려운 진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