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차]6. 나는 무너지지 않아
눈물의 주차장, 자존심이 바닥을 치던 날
내가 담당하는 한 병원은 과장님은 유독 까칠하고, 계산적이고 강약약강 전형적인 사람이었으며
탐욕스럽기 그지없는 사람이었다.
누군가를 비난하는 감정으로 글을 도배하고 싶지 않지만 분명 그 사람은 영업부에 있었던 2년 동안 나를 짓누르고, 나를 갉아먹는 존재임은 분명했다.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이 그 사람과의 짧은 면담은 매우 괴로운 시간이었다.
새로운 약이 병원에 coding이 되었기 때문에 신약 설명회를 빙자한 회식을 잡는 논의를 하는 대화에
얼마나 인격적으로 미성숙한 사람인지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순간을 마주했다.
면담을 마치고 우울한 기분을 무언가로 달래고 싶었다.
따뜻하고 달달한 무언가를 사들고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나는 스스로 무너져 내리는 나와 마주했다.
그런 날이 있다.
나 스스로가 한없이 작은 존재로 느껴지고 보잘것없고 하찮게 느껴지는 그런 날.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여 온 모든 시간들이 정말 찰나의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날.
그 시작은 정말 별 것 아니었다. 뜨거운 커피를 손에 들고 병원을 나서는 내 앞에 앞도 보지 않고 다짜고짜 어디선가 누군가 나타나서 부딪혔다.
뜨거운 커피가 엎질러진 내 손은 뜨거웠고, 그 커피는 나와 부딪힌 사람 옷에도 당연히 쏟아졌다.
나는 놀라며 '어머, 죄송합니다'라고 얘기했다.
상대의 부주의였지만, 어쨌거나 서로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으니, 먼저 죄송하다고 하면 상대가 더 미안해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었다.
그러나 상대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병원 로비에서 나에게 세탁비를 물어내라고 난리를 쳤다.
상황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주차장에 세워진 차 안에서 나는 펑펑 울었다.
그냥 별 미친 사람을 다 봤네 하고 넘길 수도 있는 일인데 나는 왜 그렇게 서럽게 울었을까.
이 어떤 날의 기록은 나만 경험한 날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사회에 나와한 명의 몫을 해내고 있다면 어느 날 어떤 방식으로든 나와 같은 날을 마주한 적이 있으리라.
그날의 나도 그랬고, 우리 모두는 그 순간을 마주했을 때,
스스로를 다독이며 따뜻한 위로를 건네거나 혹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나의 부정적인 감정을 앞으로 나아갈 동력으로 바꾸는 한 문장.
'나는 무너지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