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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리울 Mar 24. 2024

황혼

노랑과 빨강이 만나 황혼.

이전에 썼던 글들을 보며

나의 스무 살을 생각했어.


나는 나의 웃는 모습을 사랑했고,

작은 것들을 사랑하는 이였지.


그중엔 너의 덧니도, 너의 뾰두라지도,

검지 손가락에 작은 점도 함께 있을 거야.


나의 젊음에 변화를 준건 수많은 만남과 이별.


그동안 닫아왔던, 혹은 저절로 무너진 감정의 문은

나를 더 견고하게, 빡빡하게 변화시켰어.


어쩌면 외로웠고, 그리던 날들 그중엔 사랑도 있었지.


어떻게 생각하냐는 말에

눈물을 삼키고, 토할 것 같은 심장 속도에

멀미를 느끼던 나야.


빨간 벽에 기대 와인 한 잔,

지나가는 초록 버스의 수를 세던 날도 있던 젊은 날.


거짓이란 것, 연기란 말에도 믿음을 뿌리운 건.

언젠간 거둘 수 있다는 마음.


그럼에도 그들을 내친 건 상처받기 싫다는

미래의 말이었다.


덕분에 단단해진 나.

더욱 유해진 마음.


나의 스무 살은 그렇기에

노랗게 빛날 수 있었어.


앞으로도, 지금도.

내가 나를 믿어줄 시간이니

사랑하자.


사랑으로 붉게 물들 수 있도록.


나의 황혼을 기다릴 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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