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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리울 Apr 11. 2024

소멸

갑작스레 임신 소식을 전한 사람.

두 번의 유산이 그렇게 쉬운 말이었나?


너무도 꾹꾹 눌러 담은 말.


갑작스럽게 날아온 부고장.

잠시 착각했나.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덤벙되었다.


갑작스레 본 고양이의 죽음과 초록빛만 남은 벚꽃 나무까지

전부 다 소멸.


소멸이었다.

촉이 좋다고 했나.

그래서 그럴까?


타인의 죽음 앞에 한 없이 약한 상태로 무너지는 것은.

죽음이란 운명 앞에 쓰러지는 나.


기왕이면 굵은소금을 뿌려줘.

내 어깨에, 머리에, 등에 가득.


죽음이란 단어 앞에

한 없이 흩뿌려진 소금처럼


모든 게 털렸으면 좋겠어.


네 아름다움에 홀려, 너를 담아버린 내가,

너무도 밉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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