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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리울 Apr 19. 2024

글쎄

그랬나, 어떤 이야기를 꺼냈는지도 모르겠다.


나에겐 늘 모든 게 후회.

혹은 기억 못 할 그 어딘가의 기억만 남았으니.


분명 웃옷을 벗은 것 같은데,

너무도 익숙한 내 방 천장이 보였다.


“혹시 내가 어제 너를 먹었나..?”

조심스러운 질문.


아무 일도 없었다는 말에 너를 먹었다.


그때부터였나, 잘 못 꿰맨 혹은 잘 못 잠근 단추.


너는 산문 같은 내가 좋다 말했다.

시도 그 무엇도 아닌 나 자체의 글이 좋다며

조심스레 말을 건네었지.


2021년 한 여름에 보내진 다이렉트 메시지를

이제야 읽은 것은 ‘이인조’를 읽은 탓일 게다.



모든 사람은 결국 사랑받기 위해 그랬을 거라는 말.

‘확신’, 확신이 무엇인고 다시 보니 나는 너를 지독하게, 그리고 미치도록 사랑했다.


그래서일까 너를 끊어내고 자유를 얻은 날.

나는 지극히 외로웠다.


사랑을 열망하던 나.


내가 나를 사랑하길 간절히 바라니

이뤄진 염원.


그저 사랑하고 싶었다.


그래서였나,


그토록 염원하던 날. 실소가 터진 것은


생각보다 무덤덤한 감정이었다.


이토록 별 거 아닌 일이라니,


쉬는 것, 무언가를 먹고 싶은지 생각하는 것도 노력이던 때. 겉면만 점점 노릇하게 구워졌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끄적이기,

끄적인 후에 후회를 덮는 일뿐.


지금 내 이야기는 후에 내 기억이 될 테다.


그래서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었냐 묻는다면,


글쎄, 그러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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