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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리울 Apr 29. 2024

응원해 줄래?


너도 알지?

나에겐 7월이 꽤 큰 의미였어.


내가 나를 사랑하게 된 것도,

너를 사랑하게 된 것도 7월.

1부터 10까지 숫자를 고르라면 난 늘 7을 선택했지.


늦은 밤 커피를 마셨던 탓일까,

잠을 이룰 수 없는 밤.


노트북을 꺼내 이 글을 적는다.


내 속을 알 수 없다 했지?

늘 예쁘고, 굳세고, 멋진 사람이라 말한 것 같아.


그렇기에 더욱 걱정되었다는 그 말이 기억에 남았어.


하나에 꽂히면 놓지 못한다 말했나.

그렇기에 멋있고,

그렇기에 걱정된다 한 것 같아.


불안하다는 너의 말처럼.

나는 그런 나를 사랑했고, 그런 나를 미워했어.


내가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다면 착각.

나는 너무도 작고 사소한 존재야.


대학시절, K를 질투하던 밤.

내가 갖지 못한 무언가를 갖고 있는 그를 미워했고.


늘 소용돌이 안에 살던 나와 달리

일렁이는 물결조차 격한 폭풍이던 네가 부러웠지.


한강을 보며 물의 온도를 생각하다니 웃긴 일이야.

공중전화가 주는 의미를 떠올리며 몇 번을 멈췄던 날.

응원한다는 말이 밉고도 싫다 생각했어.


한 없이 몸을 낮춰 그에게 빈 적 있었나.

작게 흥얼거리던 음악이 바뀐 날.

돌아온 탕자보다 못 한 패션 크리스천이 되어 있었지.


그렇기에 대답할 수 없었어.

볼펜을 꺼내 믿음이 무엇이라

생각하냐는 말에 숨이 턱 막히지 뭐야.


나는 그저 의지할 무언가,

내 곁을 지켜줄 무언가를 원한 듯 해.


감정이란 웅덩이 속에 몸을 담가,

소용돌이에 휩쓸려 이곳에 왔거든.


갈피를 잡았다 말했지만

정말 갈피를 잡은 것일까

의문이 남았어.


지금도 글을 적었다 지웠다 반복하고 있는 걸.


너의 모든 걸 감내하겠다 말한 날.

나에게 7이 주는 의미는 더욱 특별해졌지.


노을 지던 시간을 담은 네 사진처럼

웃는 내 모습을 사랑한 시간.


어떤 말을 적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그저 이 말만 떠오르지 뭐야.


‘굳이 믿음을 담을 필요가 있을까?

그저,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울래.’


그러고 싶어.


7이라는 숫자만큼

4월까지도 전부 사랑해 보기로 했어.

수제반지를 챙겨준 그 아이처럼.

작은 마음까지도 전부 사랑해 볼까 해.


응원해 줄래?


사랑한다 말하지 않아도 돼.

그저 존재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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