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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ollii Jun 26. 2023

브롤리의 감정테크

운동은 배경정서를 만든다.

나의 하루는 아침 등산으로 시작된다. 알람 소리에 눈을 뜨면, 아 더 자고 싶다. 포근하게 감기는 이불속에서 더 시간을 보내고 싶다. 이런 마음이 계속  잡아끌지만,  약속한 친구가 기다리고 있으므로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간다. 같은 산을 3년 동안 꾸준히 올랐고, 1년에  200번 이상을 올랐다.  높이가 173m의 작은 산이지만 정상에 오르면 잠실까지 조망이 나온다.  아침노을의 멋진 풍경과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정상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며 잠시 풍경을 바라본다.

이렇게 시작한 나의 하루는 에너지가 넘친다.

맑은 공기를 폐의 깊은 곳까지 넣고,  자연의 소리를 담아 내려오는 발걸음은 경쾌하고, 삶의 많은 과제들을 거뜬히 해 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제의 자잘한 고민들도 힘찬 발걸음과 나부끼는 바람에 사라지고 없다.


내 몸이 강하다고 생각되면, 세상에서 부딪치는 많은 장애물들과, 스트레스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도 당당히 맞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근육과 뼈를 강화하는 움직임은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내가 누구인지, 삶에서 목표하여 이룰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감각을 극적으로 변화시킨다.
몸이 경험하는 것이 우리가 느낌이라 부르는 것의 본질이 되기 때문이다.  내장, 근육과 관절, 신경 전달물질 등의 신경적 신호로 감정이 시작된다.


외부요인이 없는데도  우울함, 상실감을 느끼기도 하고, 뚜렷한 이유 없이 즐거움을 느끼는 이유들은 생리적 변화에서 심리 상태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슬프거나 행복하거나 기분이 좋거나 하는 것은 신체 상태와 생각이 어우러져 복합적으로 지각된  감정이다.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우리는 산책을 하거나 뛰거나 또는 스트레칭을  한다.   스트레칭은 긴장한 근육을 이완하는 방법으로 신체를 새롭게 리셋하고, 규칙적인 운동은 심장이 스트레스에 더 잘 대처하게 만든다. 다양한 실험들에서  신체의 생리적 움직임이 정서를 형성하는 것에 기여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규칙적으로 산을 오르고 내리는 동안 나의 허벅지 근육들은 발달하고, 뼈는 단단해지며, 고르지 않은 흙길을 가는 발은 더 예민하게 균형을 잡는다.  좌식생활의 폐해로 호흡이 짧아져 찌그러져 있던 폐포는  맑은 공기로 활짝 펴지고, 몸의 모든 관절과 근육이 동원되기에 내장기관들에도 적당한 운동이 된다. 더하여 푸르른 나무를 보는 동안 나의 시력도 회복된다.  


1시간의 산행으로 신체 시스템이 원활해진 몸의 상태는 오늘의 배경 정서가 된다.  스트레스로 여겨지던 일련의 사건들은 가벼워지고, 마음은 너른 해져 사회적 관계에서도 활기가 넘친다.   일과 공부에 더 잘 집중하게 되어 효율성이 높아지고, 활동적인 신체는 하루 필요 에너지를 100% 충전한 느낌을 준다.

운동을 하는 것, 양질의 것을 먹는 것, 잘 자는 것은 마치 저금을 하는 것과 같다.  리사 펠드먼 배럿은 이것을 신체 예산이라고 명명했다.  신체예산이 충분히 있는 상태를 만들면 이유 없는 불안감이나,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자연과 함께 시작하는 아침 운동은 하루의 배경정서가 되고, 이렇게 쌓인 매일들이 모여 내 인생이 된다.




References :  [움직임의 뇌과학 ], [데카르트의 오류], [우울한 기분은 식탁에서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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